사회
백화점 '유령직원' 10년 넘게 어떻게?
입력 2015-10-28 07:00  | 수정 2015-10-28 07:34
【 앵커멘트 】
백화점에서 일하던 판매사원이 직원 화장실에서 쓰러져 숨졌다는 소식 저희 MBN이 단독 보도해 드렸는데요.
어떻게 근로계약서 한 장 없이 10년 넘게 백화점에서 일할 수 있었던 걸까요?
안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22일 오후 롯데백화점 부산 본점에서 일하다 직원 화장실에서 쓰러져 심장마비로 숨진 40살 박 모 씨의 사원증입니다.

박 씨는 동료사원, 협력사원 등의 신분증을 목에 걸고 백화점으로 출근했습니다.

▶ 인터뷰 : 유가족
- "얼마나 큰 자부심을 가지고 롯데에 근무하면서 뿌듯하게 살고, 친구들한테도 롯데백화점 다닌다고 자랑도 하고…."

유족들은 산업재해 신청을 알아보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안타까운 상황.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일주일씩 이 매장 저 매장을 떠돌며 일했던 박 씨의 신분 때문입니다.

그런데 일용직 판매사원이 어떻게 10년 넘게 백화점에서 일할 수 있었던 걸까?

백화점의 판매구조와 일용직 근로자를 채용하는 사업주의 안일한 인식 때문입니다.


입점 매장에서 일정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내는 백화점 측은 입점 업체의 매출이 많을수록 수익은 늘어납니다.

그렇다 보니 다양한 상품 기획전이 거의 매주 열리고, 행사에 참여하는 입점 업체가 박 씨와 같은 일용직 판매사원을 고용하는 겁니다.

백화점 행사장에서 기획전이 있을 때마다 일용직 근로자들은 이곳저곳을 떠돌며 수년간 일할 수 있었던 겁니다.

▶ 인터뷰 : 일용직 판매사원
- "(입점) 매장에서 행사를 하면 연락이 오는 거죠. 저희는 행사장만 하니까 일을 좀 해주십시오. 백화점에 있는 한 일을 할 수 있는 거죠."

백화점 측은 입점업체의 직원 채용 등에 관여할 수 없지만, 매장별로 제각각 이뤄지는 일용직 판매사원에 대한 근로계약서 작성 등 개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MBN 뉴스 안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최진백 V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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