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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투수’ 성범-‘포수’ 성흔-‘1루수’ 호준? “그럼, 최악이죠”
입력 2015-10-17 16:21 
NC와 두산의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17일 오후 마산종합운동장 올림픽기념공연장에서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유희관, 김현수, 김태형 감독(이상 두산), 김경문 감독, 이호준, 나성범(이상 NC). 사진(창원)=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에서 색다른 볼거리일까. 평소 구경하기 힘들었던 ‘이색적인 장면이 실제로 펼쳐질까. NC의 투수 나성범-1루수 이호준 카드에 두산은 포수 홍성흔 카드로 응수했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NC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및 준플레이오프가 열리는 동안 구슬땀을 흘렸다. 너무 일찍 끝난 지난해의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함인데, 눈길을 끈 건 포지션 파괴였다.
자체 청백전에서 ‘외야수 나성범이 투수로 등판했으며, ‘지명타자 이호준은 배트가 아닌 글러브를 끼었다. 나성범은 연세대 1학년 이후 처음으로 마운드에 섰다. 이호준도 SK 시절 1루수 포지션을 자주 맡았다. 최근 보여주지 않았을 뿐 지금껏 해왔던 포지션이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함이다. NC는 좌완 불펜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NC의 김경문 감독은 많은 분들이 의아해 하실텐데 크게 생각을 안 하셨으면 한다. 나름대로 또 다른 카드로 팬들께 새로운 볼거리를 선사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나성범도 (공식 경기가 아니었으나)개인적으로 진지하게 임했다. 프로에서 투수 경험을 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재미있는 시간이었다”라며 (코칭스태프에서)준비하라고 해서 했을 뿐이다. 내 포지션은 투수가 아니라 야수다. 타격에 더욱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
나성범은 언제 어떻게 투입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투수 나성범의 등판이 실현되려면 여러 가지 조건이 성립되어야 한다. 김경문 감독은 확대 해석은 경계하면서도 ‘히든 카드를 배제하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도중 (나성범을 투수로)투입하기는 (현실적으로)어렵다. 그러나 마지막에 팬 서비스 차원으로 기용할 생각도 갖고 있다”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투수 나성범 못지않게 관심을 끈 건 1루수 이호준이다. 이호준은 만약의 상황을 대비한 것이다. 글러브는 쳐다도 보지 않았는데”라며 걱정을 하면서도 내 몸이 글러브다. 어떻게 날아오든지 다 막을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를 지켜본 두산의 김태형 감독은 나성범의 강속구보다 이호준의 수비를 더욱 신경 썼다. 김태형 감독은 현재 내게 가장 고민스러운 건 이호준의 1루수 기용이다. 이호준은 워낙 수비가 뛰어난 선수다”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맞불 카드를 살짝 공개했다. 김태형 감독은 (볼거리 차원에서)투수 나성범과 1루수 이호준이 등장하면, 우리도 포수 홍성흔을 내세우겠다”라며 (진짜)이호준과 홍성흔이 수비를 한다면, 팬에게 좋은 볼거리가 될 것이다”라고 웃었다.
홍성흔은 이호준과 마찬가지로 꽤 오랫동안 지명타자로 뛰고 있다. 지난 2012년 롯데 시절 준플레이오프를 대비해 포수 연습을 해 화제를 모았다.
NC의 나성범은 플레이오프 대비 자체 청백전에서 투수로 변신해 화제를 모았다. 사진(창원)=김영구 기자
이호준은 1루수보다 투수로 뛰고 싶다는 소망(?)을 전하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호준은 이래봐도 내가 투수 출신이다. 나름 마운드에 서봤다. 감독님께서 원 포인트 릴리프로 써주셨으면 한다”라며 좌중을 폭소케 했다.
색다른 풍경으로 진귀한 볼거리다. 하지만 돌발 변수다. 분명 기본 전략은 아니다. 투수진 소모, 부상자 발생 등 여러 가지 상황이 발생되어야 한다. 이호준은 그런 상황이 안 만들어지는 게 최선이다. 만약 우리가 그렇게 뛴다면 최악인 거 아니냐”라며 멋쩍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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