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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우 사건, ‘저격’ 시작됐을 때 ‘사생활’은 벗어났다
입력 2015-10-17 11:03  | 수정 2015-10-17 12:38
장성우(kt) 사건은 수 많은 피해자를 낳았다. 상처의 정도도 컸다. 단순히 프라이버시로 여겨서는 해결되지 않을 일이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단순히 ‘사생활이라고 치부해서는 해결되지 않을 문제였다. 구단이 시간을 늦추는 동안 해당 사건과는 관련 없는 피해자들만 줄줄이 나왔다.
kt 위즈의 포수 장성우(25)는 최근 옛 연인의 SNS 폭로로 사건의 중심에 서있었다. 지난 8일 1차 폭로를 시작으로 며칠에 걸쳐 추가 글이 게시됐는데, 둘 사이의 일보다는 전혀 관련 없는 감독, 선수, 치어리더, 팬들을 향한 ‘광역 저격이 이어졌다. 사건의 파장은 야구계 안팎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글에 언급된 치어리더는 지난 13일 장성우와 전 여자친구를 고소하기까지 이르렀다.
일주일 넘게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던 장성우는 지난 16일 저녁 구단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장성우는 직접 작성한 사과문을 통해 일부 사실은 인정했고 일부는 과장됐다고 해명했다. 당장의 급한 불은 껐다. 법의 심판을 기다릴 것이고, 추후 구단의 징계도 받을 예정이다. kt는 법으로 판결된 후에 그게 맞는 구단 자체 징계를 내릴 것”이라는 입장이다.
kt 구단은 그동안 장성우 사건에 대해 개인의 문제다. 구단이 나서서 공식적으로 대응할 계획은 없다”며 한 발을 빼는 모양새였다. 선수 개인의 일로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가운데 구단이 먼저 나서서 행동하는 게 옳겠냐는 이유에서다. 공식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던 구단은 ‘방관자였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언급됐고 모두가 피해자였다.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었던 이유다. 특히 치어리더는 성적인 루머에 휩싸였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 팬들도 다르지 않다. 폭로된 글 속에서 ‘당사자가 된 팬들은 자신들의 의사를 여러 경고를 통해 피력했으나 침묵만 지키는 구단은 끝까지 입을 닫았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의 해외 도박 연루설을 비집고 뒤늦게 장성우의 사과문이 전해지기 전까지는.
저격의 범위가 어마어마해 수습하기도 힘들 지경이다. 감독, 코치를 비롯해 함께 호흡을 맞추는 선수들 모두가 표적이 됐다. 한 관계자는 이 심각한 상황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웃기지만, 내 이야기가 없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더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대인 관계도 엉망이 될 수밖에 없다. 장성우를 향한 신뢰가 예전 같을 리 없으며, 당연히 팀 결집력 문제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kt는 당장 22일부터 익산에서 마무리캠프를 진행한다.
kt는 이제 법의 심판을 기다린다. 법적인 결과물을 받아 든 후에 구단 자체 징계도 행해진다. kt의 한 고위관계자는 구단 징계는 당연히 있을 것이다. 징계 정도에 오류를 범할 수 있어 신중했다”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무시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선수단의 전체적인 인성교육 필요성을 절감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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