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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LG, 무너진 코치진 정리부터 해야…
입력 2015-10-16 06:02 
차명석 LG 트윈스 수석코치는 자진 사퇴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고, 구단도 재계약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한 구단들이 줄줄이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이미 롯데 자이언츠는 감독이 교체된 가운데 LG 트윈스도 코치들이 줄줄이 옷을 벗고 있다.
정규시즌 9위로 최악의 성적을 낸 LG는 차명석 수석코치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재계약을 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윤학길, 장광호 코치와도 재계약을 포기했다.
LG 구단 관계자는 아직 코칭스태프 인선이 완료된 것은 아니다. 다음 시즌의 발전적인 방향을 위해 고심 중이다. 코칭스태프 개편도 그 중 하나다”라고 밝혔다.
프로 구단에서 성적에 책임을 지고 사령탑 혹은 코치들이 바뀌는 경우는 흔한 일이다. 그런데 LG는 이 과정에서 단순한 개편을 위한 정리가 아닌 혼돈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 문제다.
LG 구단은 내부적으로 아직 코칭스태프 인선이 확정되지 않은 과정에서 외부에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구단은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있다. 모든 것이 확정되면 공식 발표를 할 계획이다. 새로운 코치 영입 문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시작은 차명석 수석코치였다.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구단에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차 수석코치의 입장일 뿐이었다. 백순길 단장과 양상문 감독은 직접 다시 만나 상의를 하자며 만류했다.
이 과정에서 언론에 보도가 되면서 구단은 물론 양상문 LG 감독도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일반적으로 수장인 감독이 멀쩡히 있는데 수석코치가 먼저 나서 책임을 지겠다고 사임 의사를 밝히며 외부에 먼저 알리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올 시즌 양 감독 및 일부 코치들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줄서기, ‘편 가르기 등 신뢰의 문제였다. 차 수석코치도 성적 부진의 책임과 동시에 차기 감독 자리를 노린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싫다는 입장을 전하고 떠났다.
하지만 일련의 과정을 보면 결과적으로 내분을 인정한 자충수가 됐다는 시각도 있다. LG 내부적으로도 ‘책임론이 아닌 신의 문제로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번 사태로 양 감독의 입장이 더 애매해진 것도 사실이다.
차 수석코치가 갑작스럽게 사임 의사를 외부에 알리고 떠나면서 오래 알고 지내온 코치들 역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일부 코치들은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다함께 고생했는데 마무리가 더 힘들어진 것 같다"며 뒤숭숭해진 상황에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LG는 선수단을 총괄해야 하는 코칭스태프의 정리부터 시급하다. 무너진 신의를 다시 쌓을 수 있는 인선이 필요하다. LG는 당장 수석코치 자리가 공석이 됐다. LG는 내부 승격보다는 외부 영입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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