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청춘의 절망 '해우소'…'절망 라디오'를 아시나요?
입력 2015-10-12 19:40  | 수정 2015-10-12 21:08
【 앵커멘트 】
'절망라디오'라고 들어보셨나요?
젊은 세대들의 절망적인 사연만 읽어주는 인터넷 방송인데요.
희망을 잃은 세대들이 이제는 절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길기범 기자입니다.


【 기자 】
3명의 남성이 스튜디오에서 방송을 준비합니다.

"노멘토·노힐링·노답 절망라디오 시작합니다."

녹음이 시작되고 곧이어 소개되는 불꽃축제 아르바이트 사연.

"대기업들은 몇억씩 하늘에서 뻥뻥 터뜨리는데, 나는 월세 낼 돈이 없어서 시급 6천 원짜리 알바나 하고 있구나."

위로나 조언은 없고 이 시대 젊은이들의 절망적인 사연만 읽어주는 인터넷 라디오인데,

방송 시작 두 달 동안, 7회 방송해 청취자를 1천5백 명까지 늘렸습니다.

▶ 인터뷰 : 김성일 / '절망라디오' DJ
- "고통을 공유하다 보면 같이 해결할 일도 많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나라를 지옥에 비유한 인터넷 사이트도 등장했습니다.


답답함을 나타낼 뿐 아니라 우리나라 비판 글로 가득하고, 총기 소지가 허용돼야 행복해진다는 다소 과격한 의견까지 나옵니다.

실제로 젊은 층에서는 우리나라에 대한 실망감이 만연한 상태.

▶ 인터뷰 : 김미소 / 대학교 4학년
- "한국에 회의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서, 캐나다로 (이민을) 간다는 친구들은 진짜 많아요."

▶ 인터뷰 : 최종원 / 대학교 2학년
- "준비해야 될 게 너무 많고 돈도 많이 들고 또 해도 된다는 보장도 없고 하니까 답답하죠."

전문가들은 그동안 억눌렸던 젊은 세대의 사회 비판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 인터뷰 : 이나영 /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80년대는) 데모를 하고 돌을 던지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다른 방식으로 젊은이들이 표현하고 있는 거거든요. 굉장히 중요한 신호라고 생각해요. 기성세대에게는…."

한국을 떠나려고 이민계까지 만든다는 젊은 세대.

젊은이들의 인내할 수 있는 절망의 무게가 한계점에 이르고 있는 듯합니다.

MBN뉴스 길기범입니다.[road@mbn.co.kr ]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김연만 VJ·민진홍VJ
영상편집 :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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