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공업용수 마셔도 될까?…주민 대상으로 실험 '충격'
입력 2015-10-08 19:40  | 수정 2015-10-08 20:41
【 앵커멘트 】
전북의 한 자치단체가 가뭄에 따른 제한급수에 대비한다며 공업용으로 쓰는 물을 식수로 공급해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아무것도 모른채 이 물을 일주일 넘게 마셨습니다.
강세훈 기자입니다.


【 기자 】
강물 전체가 초록빛으로 물들었습니다.

녹조 알갱이로 뭉친 물 표면은 초록색 페인트를 연상케 합니다.

▶ 스탠딩 : 강세훈 / 기자 (금강)
- "전북 군산과 충남 서천의 경계인 금강입니다. 이 금강물은 COD, 즉 화학적산소요구량이 4급으로 그동안 농업용수나 공업용수로만 사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전북 익산시가 금강물을 주민들에게 공급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제한급수에 대비해 금강물이 먹는 물로 가능한지 실험하는 과정에서 무려 10만 톤을 생활용수와 섞어 내보낸 겁니다.


▶ 인터뷰 : 익산시 관계자
- "굳이 알려서 시민들의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은 좀 그렇죠."

주민들은 이런 사실도 모른 채 지난달 16일부터 25일까지 휴일을 뺀 여드레 동안 이 공업용수를 마셨습니다.

▶ 인터뷰 : 나미정 / 전북 익산 어양동
- "시민을 우롱한 거죠. 있을 수도 없는 일이죠."

하지만, 해당 시의 행정 책임자는 전혀 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책임을 공무원에게 떠넘겼습니다.

▶ 인터뷰 : 박경철 / 전북 익산시장
- "저는 보고를 받은 적이 없어서 이 문제를 더는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주민들에게 공급된 금강물은 정수작업을 거쳤지만, 수질이 좋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주민들이 실험대상이 됐습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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