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온라인몰 고객은 ‘저렴한 물건사는 다수’ 아니였다
입력 2015-10-08 16:24 

‘사소한 물건을 구입하는 다수의 소비자가 가장 의미있는 매출을 불러일으킨다는 뜻에서 온라인 쇼핑의 황금률로 인식되어왔던 ‘롱테일 법칙이 온라인 시장이 성숙되면서 완전히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개 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는 구매횟수가 잦고 구매액이 많은 상위 20%의 고객이 전체 80%의 매출을 일으킨다는 ‘파레토 법칙이 적용되지만 온라인 쇼핑은 이 법칙이 완전히 뒤집어진 시장으로 분류돼왔다. 즉 ‘단골이 아니라 가장 저렴한 제품을 찾아 온라인 사이트를 방문한 평범한 고객들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역파레토 법칙(롱테일 법칙)이 적용되는 시장이었던 것이다. 때문에 온라인 쇼핑몰들은 각종 ‘쿠폰, 깜짝세일,최저가등을 내걸며 신규 고객 무한 유치 경쟁을 펼쳐왔다.
하지만 8일 온라인 쇼핑몰 현대H몰에 따르면 이 쇼핑몰의 매출 절반 이상(50.2%)를 차지하는 고객은 객단가·방문횟수 상위 3% 고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연간 200만원이상을 구매하고, 구매 횟수가 20회가 넘는 ‘큰손 VIP 고객들이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가장 중요한 고객으로 올라선 것이다. 구매액 상위 20%의 고객으로 범위를 확대해보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4%로 완벽히 파레토 법칙과 맞아떨어졌다. 7년 전인 2008년에 상위 3%의 단골고객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했던 비중이 10%대였던것과는 배치되는 결과다.
우수고객 1인단 연간 구매액(객단가)도 크게 늘고 있다. 2010년 VIP들의 평균 연간 구매액은 150만원이었지만 지난해 230만원으로 53% 늘었다.

이들이 선호하는 구매 품목도 일반 ‘뜨내기 손님들과는 달랐다. 주로 할인 쿠폰 적용이 많이 되는 패션의류를 가장 많이(20%) 구매하는 일반 고객들과 달리 VIP고객들은 스마트폰·태블릿PC 등 정보기기를 더 많이 구입했다. 또한 대용량 물(2리터), 가공식품류 등 장보기 제품들을 주기적으로 구매하는 성향이 강했다.
박종선 현대홈쇼핑 e기획팀 팀장은 온라인 유통 사업을 오랫동안 받쳐왔던 ‘롱테일 법칙이 흔들리고 있다”며 과거 소비자들은 싼 가격을 찾아다녔지만 이제는 쇼핑몰 별 가격이 비슷해 졌기 때문에 보다 편한 환경과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쇼핑몰에 ‘정착하게 되는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바일 쇼핑의 증가도 ‘단골고객들을 양성하는 계기가 됐다. 과거 포털사이트를 통해 가격 검색을 한 후 온라인 쇼핑 사이트로 이동하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휴대폰 앱을 통해 한번에 쇼핑 사이트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파레토의 법칙이 적용되자 온라인 쇼핑몰들은 ‘집토끼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 H몰은 VIP 매장인 ‘다이아몬드 숍을 별도로 마련하고 평균 20% 추가 할인된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한다. 무료 배송 쿠폰이나, 기존 할인가격에서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쿠폰도 제공한다. CJ몰 역시 영화시사회나 요리수업 등의 오프라인 행사에 VIP들을 초대하고 최대 15%할인 혜택을 적용하는 등 VIP 모시기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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