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국정화' 역사 교과서 논란 정국의 핵으로…"국민통합" vs "유신부활"
입력 2015-10-08 13:20 
국정화/사진=MBN
'국정화' 역사 교과서 논란 정국의 핵으로…"국민통합" vs "유신부활"

與 '국론통일' 부각하며 지원사격…교과서특위 출범·당정협의도 개최
野 '유신·친일' 프레임으로 대응…국회 의사일정·예산심사 연계 검토

역사 교과서 국정화 여부에 대한 정부 결정이 다음 주로 다가오면서, 역사 교과서 논쟁이 단순한 교육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여와 야, 보수와 진보가 맞서는 대형 정치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둔 여야 모두 역사 교과서 문제를 국가의 '이념 정체성' 문제로 내심 규정하고 있어 정면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양측 모두 절대 밀릴 수 없다는 각오로 대치한 상태여서 역사 교과서 문제가 이번 정기국회의 운명을 가를 최대 화두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양측이 이 문제로 부딪친다면 국정감사 이후 본격적인 예산·법안 심사에 들어가는 정기국회는 공전과 파행을 거듭할 전망입니다.

실제로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정기국회 의사일정 및 예산 심의 참여 여부와 연계하자는 기류가 감지됩니다.


새누리당은 8일 현행 검인정 체제는 '국민 분열'을 조장하고 국정 교과서는 '국민 통합'을 위한 것이라는 '프레임'을 부각하며 교육부가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 사격에 나섰습니다.

또 이날 김을동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역사교과서개선특별위원회를 공식 발족하고 이날 첫 회의를 여는 한편, 오는 11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환을 의제로 당정 협의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국정화 전환을 위한 사전 작업에 속도를 냈습니다.

새누리당은 특히 최근 '공천 갈등'이 무색할 만큼,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주장에 호도된 역사교육의 정상화를 더는 미룰 수 없다"고 말습니했다.

김 대표는 이어 "우리 대한민국 정통성을 격하하고 오히려 북한을 옹호하는 역사 서술이 만연한 상황에서 학생들은 어떤 교과서를 선택해도 국민 정체성과 긍정적 역사를 배울 수 없는 구조"라며 "이런 것을 막고자 하는 게 국론 통일을 위한 국민 통합 역사교과서를 만들자는 취지"라고 강조했습니다.

원유철 원내대표도 "검정 교과서는 검정과 집필 기간이 짧아 부실하게 제작될 구조"라며 "역사가 바로 서지 못하면 우리 미래가 밝을 수 없다. 미래를 위해 더는 이런 비정상을 방치해선 안 된다"고 가세했습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역사교과서는 세대를 관통하는 국민 통합 교과서가 돼야 한다"며 "어떤 일방의 주장으로 국민 갈등을 심화시키는 교과서가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그동안 계속돼온 주류와 비주류 간 갈등과 대립이 약속이나 한 듯 중단되고 역사 교과서 문제에 당론과 당력이 집중됐습니다.

새정치연합은 역사 교과서가 국정화되면 유신 시절, 군사정권 시절의 역사 교육이 부활할 뿐 아니라, 야권에서 보수층의 한 갈래라고 주장해온 친일파가 미화될 것이라는 구도를 내세워 총공세에 나섰습니다.

아울러 고영주 방송문화진흥원 이사장의 '이념 편향 발언' 논란도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의 동력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도 이어졌습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트위터에서 "역사 교과서는 나라의 정체성이, 고 이사장은 우리 당의 정체성이 걸린 문제"라고 규정, '총력투쟁'을 촉구했습니다.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국감대책회의에서 "교과서 국정화는 시민교육이 아닌 신민교육"이라고 했고,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도 "역사를 재단해 군사정권 시절로 퇴행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습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윤관석 의원은 "단일 교과서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친일 교과서이자 박근혜 대통령을 위한 교과서, 유신 교과서"라고 주장했습니다.

교문위 소속 도종환 의원은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국회일정이 중단될 수 있고, 우리 상임위 일정이 중단될 수 있다"라면서 "그렇게 해서라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도 "당내에는 예산안을 걸고서라도 지켜내야 한다는 연계투쟁 방식을 얘기하는 분들이 가장 많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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