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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섭 고의사구’ 교란작전? 윤석민 위한 한 수였나
입력 2015-09-29 17:43  | 수정 2015-09-29 17:46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에서 KIA 마무리 윤석민이 8회말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후 동료들의 축하속에 공수교대를 하고 있다. 사진(부산)=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서민교 기자] 프로야구에서 고의사구 전문 투수는 없다. 그런데 치열한 승부가 펼쳐진 29일 사직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흔희 볼 수 없는 진귀한 장면이 연출됐다.
KIA 구원투수 심동섭이 마치 고의사구 전문 투수인 것처럼 마운드에 선 것. 상황은 이랬다.
KIA는 5-4로 앞선 7회말 선발투수 임준혁이 그대로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황재균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오승택의 희생번트 때 1사 2루를 만들었다. 동점 위기. 임준혁의 역투는 여기까지였다. 한승혁이 마운드에 올라 문규현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고 내려갔다.
1점차 승부서 2사 2루 위기를 맞은 다음 상대는 손아섭. KIA는 다시 투수 교체를 시도했다. 말 그대로 총력전이었다. 심동섭이 당당히 마운에 올랐다. 하지만 심동섭은 손아섭과의 승부를 피했다. 고의사구로 비어 있는 1루를 채운 것. 그리고 곧바로 다시 강판됐다.
심동섭의 역할은 단지 고의사구였다. 진귀한 장면이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종전 투수 한승혁이 고의사구를 내보내거나 고의사구를 거른 뒤 계속 승부를 한다. 하지만 KIA의 선택은 심동섭 이후 마무리 투수 윤석민의 투입이었다.
결과적으로 KIA의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윤석민은 대타 김주현을 포수 플라이로 처리해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이후 2이닝을 더 책임져 무실점으로 팀의 6-4 승리를 이끌었다.
윤석민은 2⅓이닝 동안 투구수 47개를 기록하는 투혼을 벌이며 1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KIA의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윤석민의 시즌 30세이브는 가장 극적인 순간 이뤄졌다.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점 하나. 심동섭은 윤석민을 위한 위대한 희생이었던 것일까. 아니면 상대 타선을 헷갈리게 하기 위한 교란작전의 한 수였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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