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LS전선아시아, 대기업 해외법인 첫 국내 상장
입력 2015-09-07 17:10  | 수정 2015-09-07 19:19
명노현 대표
◆ 기업분석 / LS전선아시아 ◆
"국내 기업으로서 국내 투자자와 수익을 공유하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국내 상장을 결정했습니다."
명노현 LS전선아시아 대표는 7일 매일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하면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LS전선아시아는 LS전선의 베트남 현지법인으로 내년 중 코스피에 상장한다. 국내 기업의 해외 현지법인이 국내 증시에 상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국내외 투자자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LS전선아시아와 같은 회사들의 상장을 독려하기 위해 2011년 말 외국기업지배지주회사(국내 특수목적법인(SPC) 방식) 제도를 도입했지만 활용된 사례가 아직 없었다.
명 대표는 "글로벌 투자은행(IB)에서 홍콩·싱가포르 등 해외 상장 러브콜이 많았지만 국내 기업으로서 국내 투자자와 수익을 공유하기 위해 코스피행을 선택했다"면서 "우리가 첫 사례로 자리를 잘 잡으면 다른 그룹사들에도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해외에 투자하고, 그 해외법인들이 다시 국내에 상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LS전선아시아는 베트남법인인 LS-VINA와 LSCV가 국내 상장을 위해 한국에 설립한 지주회사다.
LS전선은 1996년 해외사업을 본격화하면서 베트남 북부 하이퐁시에 전력 케이블 생산법인인 LS-VINA를 설립하며 베트남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당시 베트남의 유일한 전력 케이블 업체였던 HEWMAC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는 형태로 첫발을 뗐다. 이후 LS-VINA의 성공을 발판 삼아 2007년 남부 호찌민에 제2 생산법인인 LSCV를 설립해 통신선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전선의 양대 시장인 전력과 통신시장에 모두 진출한 것은 물론 북쪽(LS-VINA)과 남쪽(LSCV)을 아우르며 베트남 전역에 제품을 48시간 이내에 운송할 수 있는 체제도 갖췄다.
명 대표는 "20여 년 전 일찌감치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덕분에 시장점유율 30%로 1위를 달리고 있다"면서 "프랑스 업체가 2년 전 베트남 시장에서 철수했고 일본 업체들도 후발주자로 진출을 노리고 있지만 진입장벽이 높아 해외 업체들의 진출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로컬 업체들과는 기술력에서 큰 차이가 벌어져 사실상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베트남 경제가 매년 7~8%의 높은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선 시장도 최소 7% 이상의 성장률이 기대된다. LS전선아시아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베트남 투자를 확대하려는 이유다. 베트남 시장에서 가진 독보적인 지위를 활용해 향후 아세안 시장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명 대표는 "LSCV 공장에 아직 유휴 용지가 남아 있어 상장 후 조달한 자금으로 생산설비를 증설해 초고압 전력 케이블을 생산할 계획"이라면서 "향후 베트남법인을 거점으로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공모 구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LS전선이 보유한 LS전선아시아 주식 일부를 구주 매출해 중국과 서남아시아 등에 투자하고, 신주 모집으로 조달한 자금은 LS전선아시아의 베트남 생산설비 확대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3100억~3500억원 선으로 예상하고 있다. 명 대표는 "올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으로 300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면서 "경영실적에는 문제가 없는 만큼 내년 1분기 실적을 확인한 뒤 주식시장에 큰 변동성이 없다면 이른 시일 내에 상장을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도 진행 중이다. 지분의 10~20%가량을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LS전선아시아는 LS전선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LS-VINA는 LS전선아시아가 지분 81%, LSCV가 4%를 갖고 있으며 베트남 하이퐁투자국이 15%를 보유 중이다.
[강다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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