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中 위안화 평가절하에 울고 웃은 기업 살펴보니…
입력 2015-08-12 17:06 

세계 경제의 큰 손인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면서 세계 각국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중국 시장 매출 비중이 큰 애플을 비롯해 페라가모, 루이뷔통 등 명품업체들은 주가가 곤두박질 쳤고, 중국 기업인 레노버는 때아닌 호재를 맞았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기업은 미국 전자업체 애플이다.
애플의 주가는 5.2% 떨어져 지난해 1월 이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애플의 경우 주력 상품인 아이폰이 중국에서 많이 팔리고 있다. 위안화 평가절하로 아이폰 수입 가격이 오르게 되면 전체적으로 판매량 위축이 일어날 것을 우려한 것이다.

독일의 자동차 업체 BMW의 주가도 4.3% 하락했다. 중국은 자동차업계의 가장 큰 시장 가운데 하나로 지난해 BMW 매출의 19%는 중국에서 발생했다.
세계 2위 명품소비국인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로 명품소비가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에 페라가모와 루이뷔통, 구찌 등 명품업체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에 유럽증시에서 이탈리아 명품업체 살바토레 페라가모(SFER)의 주가는 5.5%, 프랑스 명품 패션업체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는 5.11%, 이탈리아 명품업체 구찌의 모회사인 케링(KER)은 3.89%가 각각 떨어졌다고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명품업체 코치(COH)는 1.3%, 티파니앤코(TIF)는 2.10%가 각각 떨어졌다. 페라가모는 중국에서 연간수익의 19.5%, LVMH는 15.2%, 케링은 13.5%, 코치는 7.3%를 각각 벌어들일 정도로 명품업체들에 중국은 미국에 이어 1∼2위를 다투는 큰 시장이다.
포천지는 위안화 평가절하로 중국인들에게는 외국상품과 여행이 비싸지기 때문에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올라선 중국의 명품소비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모건스탠리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국인의 명품 소비는 절반 이상은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위안화 평가절하로 중국인 관광객의 일본, 프랑스, 미국 여행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고 포천지는 지적했다. 작년에 중국인 관광객은 해외 여행에 5000억달러(한화 약 595조원)를 소비했다.
명품업체들은 중국경제의 성장둔화와 중국 정부 당국의 뇌물로 둔갑한 명품에 대한 단속으로 이미 작년부터 타격을 입었다. 세계 3대 컨설팅업체 중 하나인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중국 명품시장은 작년에 1150억 위안(한화 약 21조원) 규모로 1% 역성장했다. 베인앤컴퍼니는 중국 명품시장 규모가 올해 4%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위안화 평가절하로 중국의 명품소비가 얼마나 줄어들지는 아직 미지수인 가운데, 중국인 중 순자산이 1000만 위안(한화 약 18억원)을 넘는 이들의 숫자는 작년에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4년 전의 2배로, 중국의 부유한 1%는 명품소비를 줄이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포천지는 덧붙였다.
해외에서 수입의 대부분을 벌어들이는 항공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중국남방항공과 중국동방항공의 주가는 각각 18%, 16%씩 급락했다. 중국남방항공의 주가 하락폭은 14년 만에 최대치였다. 이 항공사의 재정 보고서에 따르면 위안화 가치가 1% 떨어질 때마다 연간 이익 가운데 7억6700만 위안이 증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위안화 변동 가능성에 따라 항공사들의 주가도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반면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중국 기업들은 때아닌 호재를 맞았다.
중국의 PC 제조업체인 레노버의 주식 가격은 전날 대비 2.9% 올랐다. 레노버는 IBM PC사업 부문을 인수한 뒤 전 세계 PC 시장에서 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했으며 현재 매출의 65%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이밖에도 중국기계설비공정(CMEC)의 주가도 최대 5.9%까지 뛰었고, 홍콩 소재 소비재 수출업체인 리앤펑 주가는 5% 상승하는 등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중국 기업 주가는 일제히 올랐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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