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우물 안` 국민연금, 이젠 글로벌 경쟁 시킨다
입력 2015-08-12 14:13 

정부가 운용자금 규모만 438조원(2014년 기준)에 이르는 국민연금의 자산운용 성과를 오는 2017년부터 미국 등 글로벌 연기금과 비교해 평가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이 국내 다른 중소형 기금과 동일한 잣대로 평가받는 문제점을 해소하고 전세계 유수 연기금과 성과 비교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정부는 12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재정전략협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국민연금 자산운용평가제도 개선방안을 심의 의결했다. 개선안은 정부가 국민연금을 고용보험 공무원연금 등 6개 사회보험성기금을 포함해 국내 63개 기금과 동일선상에서 평가하는 현행 방식이 국민연금 현실과 발전방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왔다.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수익률은 전세계적인 저성장 탓에 2010년 10.6%를 기록한 이후 2011년 2.3% 2012년 7% 2013년 4.2% 지난해 5.3%로 하락 추세다. 그러나 정부는 국민연금 성과를 다른 기금과 마찬가지로 단년도 수익률 등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연금은 2012년 이후 매년 자산운용평가에서 국내 중소형 기금보다 운용성과가 앞서 ‘탁월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장기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제고해야 하는 국민연금 특징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평가 방식이다.
이에 정부는 국민연금에 대한 심층 평가가 가능하도록 기금운용평가단 내에 5명 이상으로 구성된 국민연금전담평가팀을 구성할 방침이다. 형행 기금운용평가단은 평가위원 1명이 3~7개 기금을 평가하지만 앞으로는 5명 이상이 국민연금을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다.

글로벌 연기금과 비교 평가도 이뤄진다. 정부는 운용규모를 고려해 일본(GPIF) 노르웨이(GPFG) 네덜란드(ABP) 미국(CalPERS) 캐나나(CPPIB) 등 5개 글로벌 연기금과 국민연금의 운용성과를 비교하기로 했다. 또 국민연금 자산운용시스템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이드라인, 캐나다 CPPIB를 포함한 글로벌 연기금 모범사례와 비교·평가할 계획이다.
이밖에 자산운용 전담조직의 독립성과 기금운용위원회의 전문성 제고 노력 등 국민연금 발전방향을 반영한 평가항목을 신설했다. 또 중장기 수익률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고 평가실익이 없는 단기·중장기 자산의 구분 평가는 폐지할 예정이다. 국민연금 전체 자산 중 만기 1년 이내 단기자산 비중은 0.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민연금 자산운용평가제도를 2015회계연도 기금운용평가지침에 반영하고, 내년 상반기 중 모의평가를 실시한 후 문제점을 보완해 2017년부터 실제 평가에 활용할 예정이다.
[박윤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