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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힘’으로 ‘다른 힘’이 되고 싶은 심동섭
입력 2015-08-12 13:01 
심동섭은 지난 9일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그는 팀 내 유일한 좌완 불펜 자원이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두 번째 2군행을 마치고 십동섭(24·KIA)이 지난 9일 1군에 돌아왔다. 그리고 복귀 첫 등판에서 1이닝 무실점을 하며 KIA의 9-2 승리를 지켰다. 보름 만에 등판, 하지만 심동섭은 설렘보다 실망감이 컸다.
심동섭은 지난 7월 3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부진이 아닌 부상 탓. 허리 통증이 심했다. 제대로 서있기도 힘들 정도였다. 그로부터 딱 열흘 뒤 돌아왔다. 심동섭이 생각하기에도 ‘초스피드 복귀다.
회복됐다. 그토록 그를 괴롭혔던 통증이 사라졌다. 공을 던지는데 아프지 않다. 여기에 팀 내 비중을 엿볼 수 있다. 좌완 불펜 자원이 부족한 KIA다. 심동섭 외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좌완투수는 양현종뿐이다. 불펜은 우완투수 일색이다. 그만큼 심동섭이 필요했다.
점검 무대였던 지난 7일 퓨처스리그 상무전에서 1⅓이닝 무실점을 하자, 곧바로 ‘부름을 받았다. 그리고 이틀 뒤 그는 1군 마운드에 올랐다. 9일 마산 NC전 8회, 팀이 9-2로 크게 앞선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의 복귀 첫 공은 포수의 미트가 아닌 타자에게 향했다. 사구. 테임즈를 공 2개로 아웃 처리했으나 이호준에게 던진 공은 모두 볼이었다. 자초한 위기는 스스로 극복했다. 연속 삼진, 임팩트 있는 ‘줄타기였다.
무실점 투구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제구에 신경 쓰려 했건만, 투구수 17개 중 8개가 볼이었다. 탈삼진 2개보다 4사구 2개가 더 눈에 띄었다.
심동섭의 머릿속에는 온통 ‘제구 생각뿐이었다. 힘 넘치는 그가 고쳐야 점이다. 힘을 빼서 80% 정도로 던지면 괜찮다.” 그런데 막상 호출을 받고 마운드에 오르니 머릿속이 새하얗게 됐다.

제구를 의식하나, 무의식은 그렇지 않았다. 자신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80%의 힘으로 던지려는데 100%, 아니 120%의 힘이 들어갔다. 투구폼의 연결 동작에서 앞다리가 벌어지기까지 했다. 그러니 원하는 대로 안 됐다.
조계현 수석코치는 심동섭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도우미 중 한 명이다. 조 수석코치는 심동섭은 좋은 공을 가진 매력적인 투수다. (NC전에서)안 좋은 공을 던졌지만 좋은 공도 던졌다. 좋은 경기력을 꾸준히 이어가야 하는데 보다 냉정함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점점 평균자책점이 올라가는 심동섭은 2군을 두 차례 다녀왔다. 마음가짐도 남다르다. 힘이 되지 못했기에 이제는 힘이 되어야 한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자신의 ‘과한 힘이 ‘다른 힘이 될 수 있도록. 심동섭은 좋지 않았기에 좋아져야 한다. 그리고 좋아질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5강 싸움을 벌이는 KIA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다. 있으나마나 한 존재가 아니라 반드시 있어야 하는 존재로. 며칠 전 김기태 감독이 젊은 불펜 투수의 분발을 밝혔던 터라, 입술도 꽉 깨물었다. 심동섭은 44경기가 남았는데 개인보다 팀이 우선이다. 주어진 대로 최선을 다하려 한다. 목숨을 바친다는 각오로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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