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위안화 평가절하, '사상 최대 수준'…글로벌 환율전쟁 돌입하나
입력 2015-08-12 11:08 
평가절하/사진=MBN
위안화 평가절하, '사상 최대 수준'…글로벌 환율전쟁 돌입하나
위안화 평가절하

중국이 자국 수출 부양을 위한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서면서 글로벌 환율전쟁이 극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11일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6.2298위안으로 제시해 전날의 6.1162위안보다 1.86% 높게 고시해 사실상 위안화 가치를 절하시켰습니다. 이는 인민은행이 고시한 위안화 절하폭으로는 사상 최대 수준입니다. 위안화 가치는 약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말 이후 수차례 지급준비율 인하 등에도 경기가 살아나는 기미가 보이지 않음에 따라 추가 부양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잇달아 나온 바 있습니다.

최근에는 주가마저 폭락하면서 경제에 악영향이 우려됐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중국의 위안화 절하로 다른 국가의 중앙은행도 비슷한 자국통화 절하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호주와 한국, 인도 등에서 최근 몇 달 사이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 가치를 낮추고 수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 금리 인하에 나선 바 있습니다.

크레디트아그리꼴 CIB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위안화 절하는 글로벌 환율전쟁에 참전하겠다는 인민은행의 열의를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은행은 "경쟁적인 통화 절하 모멘텀이 커지고 있지만 글로벌 교역은 둔화하고 있어 위안화 절하로 머지않아 다른 중앙은행이 비슷한 조치를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도쿄 소재 모넥스 증권의 야마모토 마사후미 선임 전략가는 "다른 아시아 통화가 달러화에 비해 약세를 보이는 사이 위안화가 상대적으로 비싸졌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국은 이미 통화 및 재정, 주가 부양책을 썼으며 위안화 절하만 유일하게 동원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위안화 절하는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중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싱가포르달러와 한국의 원화, 대만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있으며 이날 중국의 조치는 통화 평가절하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신문의 헤드라인을 양산해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은행은 그러나 환율전쟁과 연결시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환율전쟁을 하려면 통화 및 경제 상황 등을 살피지 않고 가치를 특정 목적에 맞춰 변동시켜야 하는 이번 절하 조치는 누가 봐도 고의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의 무라타 마사시 환율 전략가는 "인민은행의 위안화 기준 변경은 한 번만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당분간 '새로운 평가 절하가 있을 수 있지 않겠나'라는 의심의 분위기가 남아있다"고 전했습니다.

[영상뉴스국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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