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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성공한 메이저리그 ‘경력 사원’의 좋은 예
입력 2015-08-12 06:36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적응해가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세인트루이스) 김재호 특파원]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28·피츠버그)는 메이저리그에서는 신인으로 분류되지만, 한국프로야구 경력까지 합치면 올해로 10번째 프로 시즌을 맞는 ‘베테랑이다. 메이저리그를 회사에 비유한다면, ‘경력 사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다.
강정호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까지 총 93경기에 출전, 337타석에 들어서 타율 0.293(300타수 88안타), 출루율 0.368, 장타율 0.453 9홈런 39타점을 기록했다. 21개의 볼넷을 얻는 사이 66개의 삼진을 당했다. 도루는 8번 시도에 5차례 성공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적응을 걱정해야 했던 그다. 그러나 지금은 올해의 신인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타율 0.368 OPS 1.086의 성적으로 이달의 신인에 선정됐다.
피츠버그 유력 언론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는 12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을 앞두고 신인 선수 중 맷 더피와 함께 가장 높은 3.8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을 기록하고 있는 강정호를 강력한 올해의 신인 후보로 지목했다.
강정호의 이번 시즌은 노련한 경력 사원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되 자신만의 것을 버리지 않으며 결과를 내고 있다.
시즌 초반 그를 따라다닌 ‘레그킥 논란이 대표적이다. 강정호는 타격 준비 자세에서 다리를 드는 레그킥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다리를 들지 않는 변화를 줬다. 그렇게 조금씩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투구에 대한 타격 타이밍을 익혀갔고, 그 결과 다른 신인들과 달리 시즌이 진행될수록 성적이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에서도 유격수와 3루 두 자리를 모두 소화하며 빠른 속도로 적응하고 있다. 이전까지 메이저리그에는 아시아 출신 내야수들이 살아남기 힘들다는 편견이 있었다. 아시아 구장에 비해 적은 인조잔디 비율(전체 30개 구장 중 2개), 다른 공인구, 주자의 거친 태클 등 여러 가지 변수가 그 이유였다.

이에 대해 강정호는 학교에서 프로에 진출했을 때와 똑같다. 경기에 출전하면서 적응해야 할 문제”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주자들의 태클에 대해서도 여기가 조금 더 깊게 들어온다. 잘 피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잘 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극복 가능한 변수라고 말했다.
낯선 변수들에 하나둘씩 적응해가며 서서히 자신의 본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0년째 최상위 프로 무대를 경험하고 있는 ‘경력 사원다운 모습이다.
허들 감독은 최근 강정호의 활약에 대해 지난 3개월 동안 좋아진 게 아니라, 자신의 기술을 보여줄 기회를 얻은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적인 적응과 꾸준한 기회, 이 두가지가 맞몰리면서 지금의 상승세를 만든 셈이다.
강정호는 12일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서도 5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할 예정이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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