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쓰러진 최정’으로 본 두산의 과감한 행보
입력 2015-08-12 06:01 
지난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15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 앞서 두산 유희관이 훈련 중 왼쪽 발목을 다쳐 관계자에게 업혀 들어가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SK 와이번스가 비상에 걸렸다. ‘해결사 최정이 또 부상이다. 시즌 막판 순위 싸움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다.
정규시즌 40여 경기를 남긴 후반기.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는 시기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칠 수 있다. 전력을 다해 맞붙어도 시원찮다. 이런 시점에 부상자가 발생하면 치명타다.
6위 SK는 12일 현재 5위 한화와 와일드카드 자리를 놓고 1.5경기차의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연전 시리즈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뀌고 있다. SK는 7위 KIA와의 승차도 0.5경기밖에 나지 않는다.
지난 11일 SK와 한화의 희비는 엇갈렸다. 한화는 특급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의 합류로 5연패 뒤 4승1패, 최근 3연승 상승세를 탔다. 분위기 전환에 성공하며 남은 시즌 희망찬가를 불렀다. 반면 SK는 내야수 최정의 부상과 함께 2연패를 당했다.
최정은 이날 오른쪽 발목 부상을 당했다. 1회초 안타를 치고 나간 뒤 상대 투수 견제구에 귀루하는 과정서 1루 베이스를 잘못 밟아 발목을 접질렸다. 정밀진단 결과 발목 인대 손상으로 최소 3~4주 결장이 불가피해졌다.
최정은 SK에서 절대적 존재다. 올 시즌 왼쪽 어깨 부상으로 약 한 달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SK가 중·하위권으로 떨어진 결정적 이유였다. 최정은 최근 타격감을 완전히 회복한 상태였다. 부상 복귀 이후 꾸준히 타격을 끌어올려 8월 9경기서 타율 4할6푼9리의 맹타를 휘둘렀다. 최정이 또 다치면서 SK도 고통을 함께 겪어야 할 처지다.
부상은 느닷없이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불운을 막을 순 없다. 하지만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너야 할 필요가 있다. 떨어지지 않은 낙엽도 조심해야 할 때다.

최근 두산의 행보는 눈여겨 볼만하다.
3위에 올라있는 두산은 선두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1위 삼성에는 4.5경기차로 벌어졌지만, 2위 NC와는 1경기차에 불과하다. 또 4위 넥센에 2경기차로 쫓기는 신세다. 부상 선수가 있더라도 참고 뛰어야 할 판이다.
그러나 김태형 두산 감독은 두 주축 선수에게 강제 휴식을 줬다. 올 시즌 15승(3패)을 거둔 좌완 에이스 유희관과 내야수 오재일을 전력에서 잠시 뺐다. 유희관과 오재일은 지난 1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유희관은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를 수밖에 없고 오재일의 공백으로 하위 타순에 구멍이 생겼다.
그런데도 두산이 과감한 결단을 내린 이유는 당장이 아닌 미래를 본 일보후퇴였다. 유희관은 지난 6일 왼쪽 발목 부상을 당했다. 이후 9일 LG전 선발 등판해 7이닝 1실점 호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발목 상태가 완전하지 않았다. 붓기도 남아 있었다. 유희관은 괜찮다며 등판 의지를 보였으나 강제 휴식을 취하도록 조치했다.
오재일은 오른쪽 옆구리 통증이다. 당장 참고 뛸 수 있는 상태지만, 역시 강제 휴식 결정을 내렸다. 오재일은 하위 타순의 연결고리다. 최근 타격감은 최고였다. 8월 7경기에서 타율 3할5푼3리 3홈런의 상승세였다.
두산의 후반기 막판을 위한 승부수였다.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가운데 가을야구까지 바라본 장기적 관점에서의 결정이었다.
삼성은 지난 8일 이승엽이 오른쪽 허벅지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2주 정도 결장이 불가피한 상태. 팀이 위기에 빠졌을 때 한 방을 터뜨려 줄 해결사를 잃었다. 최근 2연패를 당한 삼성의 타선은 이승엽의 공백을 실감케 했다.
시즌 막판 남은 40여 경기는 적지 않은 경기수다. 1위 삼성도 5위 한화도 안심할 수 없는 성적이다. 이 시기에 가장 피해야 할 적은 부상이다.
SK 와이번스가 내야수 최정의 발목 부상으로 시즌 막판 순위 경쟁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MK스포츠 DB
[min@maekyung.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