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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의 보험코칭] 신종신보험 장단점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해야
입력 2015-08-04 16:14 

#직장인 전성제(35) 씨는 노후 대비를 위해 보험 가입을 고려중이다. 최근 보험사들이 잇따라 출시하고 있는 사망보험금을 담보로 생전에 연금 등 생활비를 받아 쓸 수 있는 신(新)종신보험과 기존 연금보험 중 어느 것이 더 노후에 도움이 될지 따져보고 있다. 생전 보장이라는 솔깃한 얘기에 신종신보험이 적격일 듯하지만 연금 수령액을 따져 보면 기존 연금보험이 더 유리해 결정이 쉽지 않다.
100세 시대 행복한 노후를 준비하기 위한 상품으로 새로운 형태의 종신보험이 인기다. 사망해야 보험금을 탈 수 있는 기존 종신보험의 구조를 바꿔 생전에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한 신종신보험이 그것인데, 연금보험 대비 사업비를 많이 뗀다거나 연금 수령액이 적다는 설명이 간과되고 있어 가입 시 꼼꼼히 살펴봐야 노후에 낭패를 피할 수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의 ‘연금 미리 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은 지난 4월 출시 한 달 만에 판매건수가 1만건을 넘어서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교보생명의 ‘나를 담은 가족사랑 교보 뉴 종신보험은 출시 3개월 만에 2만3000여건이 판매되며 순항중이다. NH농협생명이 출시한 ‘내맘같이NH유니버셜종신보험 역시 판매 한 달 만에 1만건을 돌파하는 등 인기다.
이들 상품의 공통점은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생전에 미리 받아 쓸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종신보험이라는 점이다. 더불어 보험사들이 노후 대비 연금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앞세워 100세 시대 필수 상품으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 상품에 대해 사업비가 많다거나 연금 수령액이 기존 연금보험 상품보다 적다는 설명은 판매단계에서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이를 모르고 가입하면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
상품 특성상 10년, 20년 장기적으로 보험료를 납입해야 하는데 사업비를 많이 떼는 상품 구조상 중도 해지 시 원금에 턱없이 못 미치는 환급금을 손에 질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소비자가 이런 사실을 뒤늦게 인지해 후회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보험연구원이 종신보험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계약 체결 후 특정 시점에 얼마나 유지되고 있는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이런 불완전 판매 요소가 어떻게 작용할지 잘 보여준다. 조사 결과 가입 10년쯤에는 10명중 4명만이 계약을 유지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보험계약 유지율은 계약 체결 후 1년 시점에 79.7%, 2년 66.3%, 3년 59.7%로 점점 하락해 9년째는 40.0%를 기록했다. 금융위 보험과 관계자는 보험 계약 10~20년 사이 유지율은 20% 내외일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보험계약 유지율은 최초 체결된 보험계약이 일정기간 경과 후에도 유지되는 비율을 말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판매되고 있는 신종신보험에 대한 불완전 판매가 우려되고 있다. 유지율이 급격히 낮아지는 시점에 원금 손실을 두고 적잖은 민원이 제기될 수 있어서다.
연금액이 기존 연금보험 대비 적지만 노후 대비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보험사들이 마치 노후 대비를 위한 상품으로 선전해 팔면서 마치 연금보험과 같은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생명의 경우 상품명에 ‘연금 미리 받을 수 있는 수식어를 붙였다.
종신보험과 연금보험은 구조가 다른 상품인 만큼 연금과 적립금 수준도 다르기 때문에 잘 알고 가입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교보생명의 ‘나를 담은 가족사랑 교보 뉴 종신보험 즉 신종신보험에 40세 남성이 매월 30만원 상당을 20년간 불입하면 60세 연금개시 후 매년 340만원 가량을 연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이는 투자수익률을 6.5%로 가정해 산출한 것이다.
반면 일반 연금보험인 ‘교보시니어플랜연금보험에 같은 조건으로 보험료를 납입하고 60세 시점에 연금을 받으면 연간 400만원(공시이율 3.02% 적용 기준) 정도 수령할 수 있어 두 상품 간 연금 수령액에 60만원 가량 차이가 발생한다. 30년간 연금을 수령하면 두 상품 간 연금액 차이는 1800만원에 달한다.
또 60세 시점에 사업비 등을 뗀 적립금은 신종신보험은 7400만원, ‘교보시니어플랜연금보험은 9000만원 수준으로 1600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 사업비를 많이 떼는 종신보험의 특성 때문인데, 이러한 차이는 중도 해지 시 환급금에 고스란히 반영돼 소비자는 원금 손실을 크게 입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금융감독원은 종신보험 가입 시 주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종신보험을 은행 적금으로 오인토록 해 가입하게 하는 등 종신보험 관련 불완전판매 민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서다. 금감원은 지난 2월 종신보험은 순수 저축목적으로 적합하지 않고 유지기간이 장기간이라는 점 등 가입 시 핵심 유의사항을 선정해 발표했다.
종신보험과 연금보험의 목적이 다른 만큼 노후 준비는 연금보험으로 사망 보장은 종신보험으로 각각 준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에는 한 보험사가 해지 환급금을 줄여 보험료를 최대 25%까지 낮춘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사망보험금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종신보험 변칙 판매에 문제가 있다는 ‘양심선언과 같은 상품이다.
ING생명이 지난달 20일 출시한 ‘용감한 오렌지 종신보험이 그것인데 판매 9일 만에 월납보험료가 5억원을 돌파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상품은 국내 보험업계 최초로 예정해지율을 보험료 산정에 반영, 기존 종신보험 상품보다 보험료가 최대 25% 싼 저(低)해지 환급형 상품이다. 지난달 31일 생명보험협회는 이 상품의 독창성을 인정해 3개월간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했다.
용감한 오렌지 종신보험은 보험료 납부 기간에 계약을 해지하면 기존 종신보험 환급금 대비 50~70%밖에 돌려받지 못한다. 하지만 보험료 납부를 끝낸 뒤의 해지 환급률은 기존 종신보험보다 평균 20%포인트 높다.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국장은 종신보험은 보험의 본질을 가장 대표하는 상품”이라며 선지급형(사망보험금을 담보로 연금 등을 미리 받는) 종신보험을 앞세워 사업비 확보에 혈안이 돼 있는 보험사와 달리 종신보험의 특성을 강조해 저렴한 보험료로 고액 보장을 가능케 한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상품”이라고 평가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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