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 별별☆마케팅 ‘자극적일수록 통한다?’…살아남기 위한 전쟁 중
입력 2015-07-29 15:14 
베이징 싼리툰 거리에서 스파르타 복장을 하고 행진한 모델들. 한 손에는 샐러드 박스를 들고 홍보에 나섰다.

지난 22일 스파르타 전사 복장을 한 백인 남자들이 중국 베이징 싼리툰 거리에 나타났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중국인들은 걸음을 멈추고 삼삼오오 모여 영화 ‘300의 한 장면처럼 거리를 활보하던 남자들을 신기해 하며 실시간으로 SNS 생중계를 했다. 중화권 대표 SNS 웨이신(중국판 카카오톡)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중국뿐 아니라 해외로도 퍼져나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중국 공안 경찰이 이들을 연행하면서 ‘스파르타 전사 해프닝을 정리했다. 공안에 의해 끌려가던 전사들의 손에는 검과 도끼 등 무기가 아닌 샐러드 컵이 들려 있었다. 해당 남성들은 ‘스위티 샐러드 외식 배달 업체가 고용한 홍보 모델이었던 것. 이 이벤트를 기획한 업체는 싼리툰 거리행진, 공안이 체포하는 과정 등을 찍고 마지막엔 스파르타 전사의 손에 있던 본인들의 제품을 소개한 홍보영상을 즉시 SNS에 올렸다. 해당 업체 공식 웨이보에는 스파르타 전사들이 들고 있던 제품에 관한 문의와 함께 ‘상품을 주문하면 정말 전사같은 서양 남자가 배달을 오냐는 질문이 쇄도했다.
이처럼 각종 이슈를 일부로 요란스럽게 치장해 화제를 만들어 소비자들의 이목을 현혹시키고 인지도를 올리는 홍보를 두고 ‘노이즈(noise) 마케팅이라고 부른다. 노이즈 마케팅에 대해 일부는 기업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굳어져 제품이미지에도 타격을 주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용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다수의 입에 오르내리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불어일으킬 수 있고 이는 상품 문의·구매로 이어지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버릴 수 없는 카드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에는 6000만 개 이상의 기업이 존재하지만 이 중 단 1%인 약 60만 개가 손익 분기점을 넘는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기간에 인지도를 올릴 수 있고 매출 상승에도 영향을 주는 노이즈 마케팅을 기획하는 중국 기업들이 날로 늘어나는 이유다.
특히 베이징 싼리툰거리는 영화관, 맛집, 카페 등이 밀집돼있어 밤낮으로 중국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곳이다. 지난 14일 이 거리에 있는 유니클로는 매장 탈의실에서 남녀가 성관계 한 동영상이 SNS에 퍼지면서 화제가 됐다. 해당 매장은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유니클로가 노이즈 마케팅을 한 것이다라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결론적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 싼리툰의 관광명소로 급부상하는 등 매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있다. 자극적일수록 통한다‘는 노이즈 마케팅의 속성을 그대로 보여준 사례다.
대만계 IT 기업인 아수스(Asus)도 자극적 광고로 논란이 된 곳 중 하나다. 지난해 9월 ‘Zenfone을 홍보하며 당신의 신장(腸)을 우리가 지켜주겠다”라는 문구로 애플 ‘아이폰6 출시에 맞춰 광고했다. 몇 년 전 애플의 아이폰이 첫 출시될 때 중국에서 한 학생이 아이폰을 너무 간절히 원했던 나머지 자신의 신장을 팔아 그 돈으로 아이폰을 구매한 사건을 풍자해 홍보한 것이다. 광고 사진 속 캐릭터 왼쪽 옆구리에는 신장을 꺼낸 듯 수술 자국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10일 간 진행된 이벤트 동안 아수스 공식 웨이보는 하루 평균 1500건 이상의 리트윗을 기록했다. 이전 하루에 10회정도 리트윗이 이뤄졌던 것과 비교해 광고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이밖에 중국 자동차 회사 베누시아는 베누시아 T70은 파워 시트를 갖췄다. 굳이 유니클로에 갈 필요가 있겠나?”는 광고 문구를 내보내는 등 타 회사 노이즈 마케팅에 편승해 이익을 보려는 또 다른 움직임도 나타난다.
손호진 HS 애드차이나 부장은 중국 시장이 온라인 홍보에서 모바일 시장으로 개편되는 추세에서 SNS를 타고 사람들 사이에 화제가 될만한 자극적인 콘텐츠 필요한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유니클로 사건이나 영화 ‘300 패러디 홍보 등에 대해 모바일 광고 시장에서 바이럴 마케팅의 중요도가 높아졌다”며 자극적인 광고를 하겠다는 의도보다는 사람들에게 낯선 것을 보여 주고 싶어하는 다양한 시도 중에 하나로 보아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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