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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의 야구생각] 한화, 과연 ‘지속 가능한’ 전력인가
입력 2015-07-29 10:59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성근 감독의 한화 이글스. 하지만 지금의 한화 전력이 "지속 가능한" 것인지 따져볼 여지가 있다. 사진=MK스포츠 DB
한화 이글스 야구를 보면 두 가지 생각이 든다. 똑 같은 팀인데 1년 전과 어쩌면 저렇게 달라질 수 있을까하는 것과 5년 뒤 저 팀은 과연 어떻게 돼 있을까하는 것이다.
요즘 한화 때문에 프로야구를 본다는 사람들이 많다. 한화 선수들의 투지와 근성에 박수갈채를 보낸다. 또한 ‘패배주의에 물든 선수들에게 독기를 불어넣은 김성근 야구에 경의를 표한다. 여기까지는 팬들의 시각이다.
한화 팬들은 작년까지 동네북 신세였던 팀이 어느 누구에도 꿀리지 않는 끈질긴 팀으로 탈바꿈했으니 이 보다 신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약팀 팬으로서 그 동안 겪은 설움을 김성근 감독 때문에 날렸으니 그들이 모셔온 ‘야신에 열광하는 것도 당연하다.
팬들은 팀 성적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물론 팀을 떠나 선수 개인을 응원하는 팬들도 있지만 팀 승패를 우선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선수 개인, 특히 투수들의 혹사가 걱정된다 해도 팀 성적이 좋으면 개인의 희생쯤은 얼마든지 받아들인다.
하지만 팬들과 달리 야구를 업으로 삼고 있는 ‘야구인들은 팀 성적보다 선수 개인을 우선시한다. 그리고 시스템을 중시한다.
‘시스템 야구란 어느 한명에 의해서 팀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유기적인 관계에 의해서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시스템 야구에선 단기적인 처방을 경계한다. 부작용이 따르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오는 것이 ‘지속 가능한 성적이다. 강팀의 조건은 한두 해 반짝하는 것이 아니라 변함없이 윗자리에 있어야 한다. 선수도 마찬가지다.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프로선수의 최고 가치다.

약팀을 단박에 강팀 반열에 올려놓으면 팬들은 열광할지 모르지만 그 안엔 엄청난 부작용이 따를 수밖에 없다. 한화 야구가 걱정되는 부분이다. 5년 뒤, 아니 3년 뒤 한화는 어떤 모습일까. 지금 불펜에서 던지고 있는 투수들 가운데 5년 뒤에도 저 자리에 서 있는 선수가 몇 명이나 될까. 김성근 감독은 지금의 저들 대신 또 다른 투수들을 찾아낼 것이다. 팬들은 5년 전 그들을 잊은 채 새로운 얼굴에 박수를 보낼 것이다.
선수는 쓰고 버려지는 소모품이 아니다. 그들은 인격체이고 전문가 집단이다. 야구가 직업인 동시에 야구를 통해 자아를 실현한다. 특정인의 도구가 아니다. 그들은 야구선수 이전에 한 집안의 가장이다. 야구가 없을 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하고, 야구 외적인 사람들과도 교류해야 한다. 문화생활도 즐겨야 한다.
한화 야구에 열광하자. 그 대신 관찰하자. 팀도 중요하지만 선수들도 보자. 팀 성적도 올라가고, 선수들의 가치도 상승하도록 감시하자. 그래야 한화가 ‘지속 가능한 성적을 낼 수 있다. 김성근 감독이 떠난 뒤의 한화를 생각하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편집국장 dhkim@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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