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삼성물산 주식보유 큰 손 ‘일성신약의 고심’
입력 2015-07-15 16:02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부정적 의사를 밝혀온 일성신약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표대결을 앞두고 삼성과 엘리엇측 모두 한 표가 아쉬운 상황에서 일성신약의 보유 지분 2.2%가 찬반을 가를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근 일성신약 부회장은 15일 매일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아직까지 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찬반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며 마지막까지 고심중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확고한 합병 반대견해를 피력해왔지만, 시장의 시선이 온통 일성신약 표심에 쏠리면서 갈등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삼성물산이 일성신약 설득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재계 안팎에서도 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각종 조언과 부탁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일성신약이 찬성으로 입장을 바꿀 경우 엘리엇측은 지분 2.11%를 잃고, 삼성측은 2.11%를 얻게 돼 4%가 넘는 차이가 벌어지게 된다. 출석율 80%를 가정하면 5%에 가까운 영향력이 생긴다.
윤 부회장은 투자이익 관점에서 봤을 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비율이 부당하게 산정됐다는 믿음에는 변함없다”면서 합병이 무산될 경우 단기적인 주가 급락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주가를 예측할 수도 없거니와 떨어지더라도 장기적으로 저평가에서 벗어나면 얼마든지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가치에 대한 믿음이 있는 장기투자자에게 당장의 주가 등락이 의미있는 고려요소가 아니라는 것. 삼성물산 주주들의 가치를 영구적으로 훼손하는 합병 결정에 쉽사리 동의할 수 없고, 이 경우 일성신약 국내외 주주들의 이익을 저해하는 배임에 해당될 수 있다는 관점도 여전했다.
그러나 그는 투자 외적 측면까지 염두에 둘 경우 찬성표를 던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투자자로서 이익을 최우선에 둘 방침이었으나, 많은 기업가들이 합병 반대가 가져올 파급효과와 시장에 전달할 메시지를 신중하게 따져보라고 권하고 있다”면서 삼성그룹이 외국자본의 공격을 받아 흔들리면 한국 경제에 상당한 파장을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이번 결정에 상당한 심적 부담이 따른다”고 말했다.
[김윤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