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미래에셋, 오피스·물류센터 1조 해외부동산 투자
입력 2015-07-06 18:01  | 수정 2015-07-06 20:45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첫 해외 부동산 '블라인드(Blind)' 사모투자펀드를 조성한 것은 국내 저금리·저성장 장기화 국면을 맞아 해외 실물투자에 보다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재까지 미국·중국·브라질·호주 오피스빌딩이나 호텔에서 투자 대상(물류센터)과 지역(유럽)을 다변화함으로써 포트폴리오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 부동산 누적 투자 규모는 매입금액 기준 2조5154억원에 달한다. 올해 9월부터 4분기 사이 미국 페덱스 물류센터(약 2000억원 예상)와 독일 쾰른 오피스 빌딩(약 4500억원 예상) 투자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연내 해외 부동산 누적 투자 규모는 3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2006년 중국 상하이 푸둥 지역 미래에셋타워 개발을 시작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에 나선 지 10년 만의 성과다.
누적 투자수익도 이미 1조원에 육박한다. 해외 부동산 진출 초기에 투자했던 푸둥타워에서 평가금액 기준으로 차익 7500억원가량을 거둔 것을 비롯해 브라질 상파울루 2개 오피스빌딩에서도 평가차익 2000억원가량을 기록하고 있다. 2013년 이후 다소 늦게 투자가 시작된 미국과 호주의 오피스나 호텔은 아직 투자기간이 짧아 평가차익을 구체적으로 따지긴 어렵지만 최근 2~3년간 미국의 경제 회복 속도가 글로벌 전체에서 가장 앞선 것을 감안하면 투자 성과가 상당히 괜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페덱스 투자는 첫 해외 물류센터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지금까지 투자 대상은 주로 미국·유럽·브라질 오피스빌딩과 미국·호주 호텔이었다. 오피스나 호텔은 경쟁 과열로 연간 예상 수익률이 5% 내외로 높지 않은 데다 중국 관광객 증감에 따른 수익 변동성이 크다는 것도 부담이다. 페덱스 물류센터는 5년간 평균 예상분배율이 8.1% 수준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성장에 힘입어 페덱스 등 선진 물류회사의 최신식 물류시설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해 앞으로도 핵심 투자자산으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현주 회장
또 투자 대상이 정해져 있지 않은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해 보다 공격적인 해외 부동산 투자가 가능해졌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번 결정에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인드 펀드는 좋은 투자 물건이 나오면 운용사가 빠르게 판단해 능동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앞서 삼성생명·삼성화재를 중심으로 한 삼성금융 계열사들도 최근 해외 부동산 투자 확대를 위해 5000억원 규모 펀드를 결성하기로 하는 등 해외 부동산 블라인드 PEF 결성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는 양상이다.
부동산업계 핵심 관계자는 "미래에셋만 해도 기존 부동산 프로젝트 투자건마다 2~3개월 안에 투자자 모집을 마무리하려다 보니 쉽지 않은 예가 많았고, 일부 거래에서는 계열사 간 거래 확대에 대한 부담도 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며 "블라인드 펀드로 이 같은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 투자가 보다 성공하기 위해선 블라인드 펀드 조성과 함께 투자 시스템을 정비하고 인력을 보강하는 등 글로벌 운용사들과 맞설 수 있을 만큼 실력을 갖추도록 여건을 조성하려는 노력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두순 기자 /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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