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불법 사금융 덫에 걸린 33만명…年대출이자 115%
입력 2015-07-06 16:51 

경기도 수원시에서 가방가게를 운영하던 이 모씨(여·30대)는 운영자금이 부족해 전단지를 보고 일수를 이용하게 됐다. 사채업자 송 모씨로부터 500만원을 빌렸는데 수수료 30만원을 공제하고 65일간 10만원을 상환하는 조건이었다. 연이율이 무려 381%나 되는 ‘고금리 일수였다. 급한 불을 끄고 금방 갚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매출이 계속 하락하자 이 모씨는 일수금 상환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남은 원금에 추가 대출을 더하는 방식의 일명 ‘꺾기 대출을 반복했다. 결국 더 이상 상환할 수 없을 정도로 원금이 불어났다. 빚을 못 갚자 사채업자 송 모씨가 수시로 이 모씨에게 전화로 욕설과 협박을 가했다. 이 모씨는 가게를 접고 현재 식당일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 모씨처럼 불법사금융을 이용하는 사람이 30만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됐다. 전체 불법사금융 시장규모는 10조5000억원으로 추산됐다.
6일 한국대부금융협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17개 시도 거주 성인 50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0.82%(41명)가 ‘최근 불법 사금융을 이용 후 완제했거나 이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의 평균 이용금액은 3209만원, 평균 이자는 연 114.6%였다. 이는 법정 최고이자율(34.9%)의 4배 가까운 고리다.
갤럽 조사결과에 따르면 불법사금융 이용 목적(복수응답) 중에는 사업자금(42.9%)이 가장 많았다. 이어 가계생활자금(35.9%), 대출금 상환(25.2%) 순이었다. 불법사금융을 주로 이용하는 사람은 수도권 거주자(36.5%)였고, 연령별로는 40대(39.2%), 성별로는 남성(76.6%)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용자의 월소득은 100만∼3000만원(45.4%)이 가장 많았고, 3분의 1 이상이 블루칼라 노동자(36.2%)였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임승보 한국대부금융협회 회장은 서민의 불법사금융 이용실태를 파악하고 대부업자의 음성화 방지 대책 등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조사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전국 17개 시도 만 19세 이상 남녀 5026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3일부터 23일까지 시행됐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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