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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건 스틴슨뿐…호랑이 자존심 세운 쾌투
입력 2015-06-28 19:37  | 수정 2015-06-28 19:45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⅔이닝 2실점(필립 험버)-6⅓이닝 4실점(양현종). 지난 26일과 27일 KIA 선발투수의 성적표다. 기대에 걸맞지 않은 내용이었고, 결국 KIA는 이틀 연속 두산에 패했다. 싹쓸이 위기에 몰린 가운데 호랑이의 짓밟힌 자존심을 세운 건 ‘땅볼 요정 조쉬 스틴슨이었다.
강렬했다. 스틴슨의 공 1개, 1개가. 28일 광주 두산전에서 스틴슨은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지난 이틀 동안 안타 25개와 4사구 13개로 18득점을 뽑았던 두산 타선은 스틴슨에게 철저하게 눌렸다.
1회 무사 만루에 몰렸을 때만해도 힘들어 보였다. 심판의 애매한 스트라이크존 속에 볼넷도 2개. 스틴슨은 최근 3차례 등판에서 11실점(10자책)을 할 정도로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절체절명의 위기는 딱 그때뿐이었다. 데이빈슨 로메로의 유격수 땅볼로 1점만 내줬다. 야수의 실책 속에서도 스틴슨은 흔들림 없이 두산 타자들을 잠재웠다. 삼자범퇴(5번)의 연속이었다. 스틴슨의 투구수도 많지 않았다. KIA의 수비 이닝은 참으로 빨리 끝났다. 지난 이틀과 다르게.

득점권에 주자가 안 나가진 않았다. 4회 무사 1,2루와 7회 1사 1,2루. 안타 하나면 실점이었다. 하지만 스틴슨은 그럴 때마다 더욱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두산 타자들은 제대로 공을 치지 못했다. 배트에 맞혀도 뜬공이 되거나 땅볼이 될 뿐이었다.
팽팽한 대결이었다. KIA가 두산에 끌려가지 않고 맞설 수 있었던 건 스틴슨의 호투 덕분이었다. KIA 타선은 이날도 믿을 게 못 됐다. 지난 26일 경기(3안타 1득점)를 연상케 했다. 장원준의 구위에 눌려 빈타에 허덕였다. 0-1로 뒤지다 4회 브렛 필의 원맨쇼로 힘겹게 동점을 만들었을 정도였다. 그러다 7회 최용규의 적시타로 역전에 성공했다. 스틴슨이 두산 타선을 얼렸기에 가능한 뒤집기였다.
장원준(8이닝 4피안타 2실점)의 호투를 능가한 스틴슨의 호투였다. 지난 부진을 완전히 떨쳐낸 특급 활약이었다. 스틴슨은 8회까지 안타 3개만 내준 채 1실점으로 막았다. 1회 무사 만루에서 1점을 내준 게 유일한 실점이었다. 그 덕분에 KIA는 3연패를 끊고 승률 5할(35승 35패)에 복귀했다. KIA의 자존심은 물론 개인 자존심(시즌 8승)도 세운 활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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