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금리인하에 주식형펀드로 돈 몰린다
입력 2015-06-25 04:02 
위험자산을 회피했던 전업 주부 김 모씨(55)는 최근 은행 지점으로 찾아가 예금에 묶여 있던 3000만원을 국내 주식형 펀드로 옮겼다. 1%대 금리로는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가 없는 데다 국내 증시가 지난 4월 이후 한풀 꺾여 추가 하락 위험이 크지 않다는 프라이빗뱅커(PB)의 한마디가 김씨의 마음을 움직였다.
올해 들어 6조원가량이 유출된 국내 주식형 펀드가 부활할 조짐이다. 지난 4월 박스권(1800~2100) 돌파 이후 조정 국면에 접어든 코스피가 2020선까지 떨어지자 저가매수세가 유입된 데다, 지난 11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까지 내리면서 갈 곳 잃은 유동자금이 주식형 펀드 투자 심리를 되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2일까지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ETF 제외)에 유입된 자금은 모두 4945억원이다. 올해 첫 순유입을 기록한 것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지난 1월과 2월 7400억원이 빠져나간 데 이어 코스피가 2100선을 돌파한 3월을 기점으로 대규모 환매가 지속되면서 약 5조1000억원이 유출됐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 순유출이 발생한 날이 2거래일에 그칠 정도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시장에서는 6월 코스피 조정 폭 확대를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 유입의 배경으로 지목한다. 2100선 부근에서 원금 회복과 차익 실현에 나선 투자자들이 지수가 2000선 초반까지 떨어지자 재차 펀드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최근 국내 주식형 펀드 연속 순매수세가 시작된 시점은 코스피가 2020선(종가 기준)까지 떨어진 지난 16일 이후다.

기준금리 인하도 결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된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일별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 12일부터 500억원씩 증가하고 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장기간 증시가 억눌린 탓에 간접투자상품(펀드) 비중이 지나치게 낮은 상태가 이어졌다"며 "금리 수익까지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투자자들이 불가피하게 위험자산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펀드별로는 액티브 주식형인 '메리츠코리아' 펀드가 이달 들어 980억원을 끌어모았다. 연초 후 수익률이 30%에 달하는 이 펀드에는 지난 한 주 동안에만 427억원이 유입됐다. 업종 1등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이스트스프링코리아리더스'(17.64%)도 한 달 만에 525억원 설정액이 증가했다.
특히 중소형주 펀드는 이달에만 3400억원을 빨아들이며 국내 주식형 펀드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는 연초 이후 42%에 달하는 수익률을 바탕으로 이달 설정액이 500억원 증가했으며 'KB중소형주포커스'(20.68%)도 같은 기간 700억원가량이 유입됐다. 시가총액 3000억원 미만 종목을 담는 '메리츠코리아스몰캡'은 이달 초 출시 후 1950억원이 들어왔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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