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美 제조업 혁신으로 ‘제2의 도약’ 꿈꾼다
입력 2015-06-16 17:15 
< 사진 설명 =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왼쪽부터)과 정재훈 산업기술진흥원장, 조셉 무디 미국 첨단제조혁신센터 대표, 브루스 앤드류스 미 상무부 부장관이 16일(현지시간) 알링턴에서 한·미 첨단제조혁신협력 MOU를 체결하고 서명을 들어보이고 있다. >

미국 워싱턴DC에서 차로 2시간30분. 200km를 달려 리치먼드에 이르면 롤스로이스 버지니아 공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400만㎡ 부지에 항공기 엔진 공장과 터빈 공장이 있고 버지니아공대와 협력하는 산학연구단지, R&D센터 등이 있다.
로린 소델 롤스로이스 부사장은 이곳을 크로스포인트(Cross Pointe)라고 이름붙였다. 현장 근로자들 간에 지식공유, 생산시설 간의 정보교환, 기업과 대학의 협업 등이 이뤄지는 곳이라 지명을 그대로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크로스포인트는 2011년 첫 생산 이후 엔진 생산기간을 75% 단축하고, 비용 30%를 절감했으며 50%의 품질 향상을 이뤄내 미국 제조업 혁신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소델 부사장은 간부들의 지시만 소극적으로 따르던 근로자들이 스스로 혁신에 참여토록 하고 현장 근로자들의 의견을 기업경영에 반영하면서 이뤄진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혁신을 위해 미국 정부는 공장 건설 당시 6600만 달러를 현금 지원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에는 로컬모터스(Local Motors)가 있다. 3D프린터로 44시간만에 고객이 원하는 자동차를 제작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2007년 설립된 이 회사는 미국 제조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창조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같은 미국 제조업의 혁신 사례들이 16일(현지시간) 미국 알링턴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버지니아주가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원과 미국 CCAM(첨단제조혁신센터)가 주관한 한·미 제조업 혁신 포럼에서 소개됐다. 미국 정부는 제조업 부활을 위해 스마트공장 공정혁신 등에 대규모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멕시코 등으로 떠났던 미국 기업들이 속속 돌아오면서 미국 경제를 이끌고 있다.
미국의 대표 자동차기업인 포드는 멕시코에 있던 트럭 생산공장을 최근 미시건주와 오하이오주로 옮겼다. 중국과 멕시코에서 공장을 운영했던 GE는 냉장고와 온수기 공장을 켄터키주로 가져왔다. 중장비업체인 캐터필러는 일본의 굴삭기 공장을, 오티스는 멕시코 엘리베이터 공장을 미국 본토로 옮겼다.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프랑스 강관업체인 발루텍, 남아프리카공화국 석유업체인 사솔 등 외국 기업들도 미국에 각각 10억 달러와 20억 달러 규모를 투자해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미국 제조업이 부활 조짐을 보이자 수출과 고용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급격히 위축됐던 미국의 기업설비투자는 최근 10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창업 증가율은 연6%로 93년 이후 최고치를 이어갔고, 공장 신규설립은 매년 1000개 이상 늘고 있다. 제조업 고용은 1120만명으로 전체 고용자의 10%에 육박했다. 미국 ISM(공급관리협회) 제조업지수는 지난 달 52.8을 찍는 등 올 들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은 미국의 제조업 혁신 분위기에 편승하고자 지난 3월 제조혁신 3.0 전략 4대 실행대책을 발표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한·미 제조업 혁신 포럼도 그 일환이다. 특히 이번 포럼을 계기로 산업기술진흥원과 버지니아 첨단제조혁신센터가 매년 각각 100만 달러씩 출연해 제조업 혁신을 위해 IoT(사물인터넷) 디지털디자인 3D프린팅 등의 분야 공동 R&D 프로그램을 진행키로 했다. 한국전자부품연구원과 버지니아공대는 정보와 인력을 교류하고 R&D 성과를 공유하는 내용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4대 실행대책은 스마트공장 보급을 지원해 올해 1000개, 2020년 1만개로 늘리겠다는 스마트 생산방식 확산이 첫번째다. 병원물류로봇, 재난헬스케어웨어러블기기 등 스마트융합제품을 조기 가시화해 창조경제 대표 산업을 창출하겠다는 것이 두번째다. 창조경제센터를 통한 창업 활성화와 제조업 혁신을 도울 각종 세제 지원과 규제 개선도 4대 실행대책에 포함됐다.
[워싱턴 =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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