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역사의 아픔’ 안평대군 부암동 집터 경매로
입력 2015-06-16 15:49 

조선시대 세종대왕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과 근대 사실주의 단편소설을 이끈 소설가 현진건의 집터가 나란히 경매시장에 나온다.
경매전문 법무법인 열린에 따르면 이달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5계(사건번호 2014-25895)에 나오는 서울 종로구 부암동 소재 총면적 1721㎡ 규모의 다섯 개 필지(319의 4, 325의 1, 325의 2, 348의4, 322의 7)중 319의 4는 기와집(건물면적 108여 ㎡)이 들어선 안평대군의 집터이고, 325의2는 현진건의 집터로 위·아래 이웃집이다. 경복궁 서쪽에 자리한 두 집터와 더불어 여기에 딸린 세 필지도 함께 경매에 나온다.
특히 서울시 유형문화재 22호인 안평대군 집터는 안평대군이 수양대군에 의해 역모로 몰려 사약을 받고 죽은 후 폐허로 변한 세월의 아픔을 담고 있다. 집 터 한 쪽 큰 바위에는 안평대군이 쓴 것으로 전해지는 무계동(武溪洞)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지금은 후대에 지은 낡은 한옥 한 채와 종로구에서 보호수로 지정한 느티나무가 있다.
한편 바로 아래 공터인 현진건의 집터는 작가가 대표작인 ‘운수좋은 날 ‘빈처 등을 쓰면서 말년을 보낸 곳으로 알려져 있다. 종로구가 빈 집을 헐고 공용주차장을 지으려던 것이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빈 공간으로 남았다.
다섯 필지와 안평대군 집터의 기와집을 합친 감정가격은 42억 4477만원으로 민간인 정모 씨 소유다. 이 중 토지(田) 86㎡의 감정가는 3637만 8000원이고 기와집(토지 총면적1635 ㎡)은 42억 839만 5800원이다. 정충진 법무법인 열린 변호사는 현재 소유자의 채무액이 34억원에 달해 경매가 중단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다만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아 사익 목적으로 개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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