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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묵은 ‘LG의 핫코너’, 외인 교체가 정답인가
입력 2015-06-16 06:21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이 결국 3루수로 나서지 못하고 시즌 도중 짐을 쌌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가 결국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꺼냈다. 핫코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결단. 그러나 과연 외국인 선수 교체가 정답일까. 3루수 과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
LG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 3명 가운데 가장 공을 들여 영입한 선수가 잭 한나한(35)이었다. 100만 달러를 투자해 메이저리그 출신의 베테랑 내야수를 야심차게 데려왔다. 역대 최고액을 들여가며 한나한을 영입한 결정적 이유는 타격이 아닌 수비였다. 주 포지션인 3루수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한나한은 32경기를 뛰면서 단 한 경기도 3루수로 나서지 못했다. 타율 3할2푼7리로 준수한 활약을 했어도 의미가 없었다. 실패한 카드였다. 한나한도 자신의 방출을 인정했다. 한나한은 퇴출 소식을 들은 뒤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다. 팀의 상황이 현재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어서 구단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모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구단 관계자들에게 미안함을 표한다”고 말하고 짐을 쌌다.
LG는 한나한을 대체할 외국인 타자로 루이스 히메네스(27)와 총액 35만 달러에 입단 계약을 마쳤다. 도미니카 출신의 내야수인 히메네스도 주 포지션이 3루수다. 우투우타로 메이저리그 경력도 통산 68경기 타율 2할9푼5리를 갖고 있다. LG 구단의 평가는 3루 수비가 가능하고 중·장타력을 갖춘 주력이 가능한 젊은 선수”라는 것이었다.
외국인 선수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메이저리그에서 아무리 잘 나갔던 선수도 KBO리그에서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새로운 환경 적응이 필요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외국인 선수로 가려지지 않는 LG의 해묵은 3루수 과제다. LG는 이미 지난 2년간 3루수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 정성훈이 3루수로 나서다 자리를 떠났고, 조쉬 벨을 영입했으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시즌 도중 퇴출시켰다. 결국 2루수가 주 포지션인 손주인이 3루수 공백을 메우느라 고생만 했다.

올 시즌도 전혀 달라진 것이 없었다. 한나한은 한 번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퇴출 수순을 밟았다. 그 동안 LG는 3루수 고민을 하면서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일까. 3루수 자리만 거쳐 간 국내 내야수들이 수두룩했으나 시즌 개막 전 외국인 선수만 믿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신인 내야수 양석환(24)의 발견이었다. 사실 양석환은 기대하지 않았던 깜짝 스타다. 1군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위기의 핫코너를 기대 이상으로 채워주고 있다.
양석환은 1군 48경기에서 타율 3할1리, 3홈런 19타점 18득점으로 맹활약하며 세대교체의 중심에 섰다. 실책도 5개를 기록했으나 치명적인 실책은 많지 않았고, 아직 경험을 쌓는 과정에서 본다면 충분히 자신의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LG가 3루수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 것은 양석환이 풀타임 1군을 소화하기 부담스럽다는 판단 때문이다. 어렵게 기회를 잡은 양석환은 히메네스가 합류하면 선발 3루수로 나서기 힘들다. 값진 경험을 쌓을 기회를 다시 놓치게 되는 것이다. 과연 옳은 선택일까.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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