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벌써 1.5조…인기 치솟는 배당주펀드
입력 2015-06-16 04:02 
우량 기업에 투자해 정기적인 배당 수익을 얻는 배당주 펀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더 이상 은행 예금·적금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데다 주식시장 가격제한폭 확대(±15%→±30%)로 변동성이 커진 탓에 위험을 줄이고 고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 관심이 배당주 펀드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1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113개 배당주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에 유입된 자금은 모두 1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2.0%에서 1.75%로 인하한 지난 3월을 기점으로 1조원이 몰렸으며 최근 한 달 동안 올해 설정액 증가분의 절반 이상인 7989억원이 늘어났다.
배당주 펀드는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시장 입지가 확고한 우량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기업가치 급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필수소비재나 시장 과점 기업 등 경기 흐름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종목 비중이 높아 원금 손실 확률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고정적인 배당금을 지급받아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한다.
배당주 펀드의 인기 비결은 안정성이다. 펀드별로 보면 연초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배당주 펀드(최저 수익률 1.48%)가 한 개도 없다. 아울러 전체 수익률이 10.24%로 시중금리는 물론 국내 주식형 펀드(8.25%)까지 앞서고 있어 더욱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채권혼합형 배당주 펀드는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연초 이후 채권혼합형 배당주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모두 1조1000억원가량으로 전체 배당주 펀드 설정액 증가분의 70%에 달한다. 전체 자산 중 40% 미만을 주식(가치주 중심)에, 나머지를 채권 등 안전자산에 배분하는 'KB가치배당40'은 연초 이후 6094억원, 최근 3개월간 5291억원을 끌어모았고 주식 비중을 20%로 낮춘 'KB가치배당20'에도 출시 한 달 만에 620억원이 들어왔다.
이 밖에도 채권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과 'KTB배당플러스' 등이 올해에만 설정액이 각각 1749억원과 947억원 늘어났다.
박인호 KB자산운용 리테일본부 이사는 "수익률 1~2% 차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민감도가 달라졌다"며 "과거 시중금리가 5%인 시절에는 수익률 6% 안팎의 채권혼합형 배당주 펀드를 찾지 않았지만 금리가 2% 아래로 떨어지면서 3% 이상 수익률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상품에 수요가 몰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채권혼합형 배당주 펀드 개별 수익률은 최저 3.56%에서 최고 8.57%다.
반면 일반주식형 배당주 펀드에서는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설정액이 100억원 이상 감소한 배당주 펀드 15개 중 12개는 액티브 주식배당, 나머지는 주식혼합형(주식 비중 50% 이상)으로 집계됐다. 설정액 규모만 3조원에 달하는 '신영밸류고배당'에서는 3개월 만에 6875억원이 유출됐고, '베어링고배당'도 설정액이 2000억원 이상 줄었다. 증시 상승세가 주춤하자 지난해 좋은 성과를 기록한 대형주 중심의 배당주 펀드에서 환매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경기 민감 대형주들이 살아나지 않는 데다 가격제한폭 확대로 글로벌 악재 발생에 따른 위험도가 커져 당분간은 안전자산 비중이 높은 금융상품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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