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공교육 포기하는 `공포자` 갈수록 는다
입력 2015-06-12 14:03 

공학자의 꿈을 갖고 있는 양 모군(18)은 고교 1학년때 자퇴하고 곧바로 검정고시를 치러 합격한 후 올해 수학능력시험을 준비 중이다.
양군은 지루하고 틀에 박힌 학교 수업을 견딜 수 없어 자퇴하고 지난해 검정고시에 합격했다”며 대안학교에서 좋아하는 화학과 생물을 마음껏 공부하면서 공학자가 되고 싶다는 꿈도 생겼다”고 말했다.
양 군과 같은 검정고시 출신 대학 합격자는 지난 2013학년도에 5647명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은 정상적 고교 수업을 안 받고 대안학교나 홈 스쿨링, 학원 수업에 집중해 검정 고시를 거쳐 대학생이 된 ‘공포자(공교육 포기 학생)다.
최근 대입에서 내신 성적을 중시하는 수시 비율이 70%에 달할 정도로 대입 환경이 이들에게 불리한 편이지만 이를 극복하고 있는 셈이다.

A학원 관계자는 검정고시 출신이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은 수시 전형 중 학생부가 필요없는 논술 중심 전형과 수능 위주의 정시 전형뿐이지만 검정 고시 출신들의 성적이 매년 향상되고 있다”며 공교육 무용론이 고개를 드는 이유”라고 전했다.
매일경제가 한국교육개발원(KEDI) 교육통계연구센터의 통계를 확인한 결과, 2014학년도 전국 4년제 일반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 중 검정고시 출신은 537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6학년도 검정고시 출신 대학 입학자 3808명에서 8년새 70% 증가한 셈이다.
이들은 2006년 이래 꾸준히 늘어 2009학년도 4425명, 2012학년도 5080명으로 5000명을 돌파했고 지난 2013학년도에는 5647명에 달했다. 전체 입학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6학년도 1.1%대에서 2013학년도에는 1.5%대로 올랐다. KEDI 관계자는 학생수 감소하고 있지만 검정고시 응시자가 매년 꾸준하고 합격자 수는 증가세”라고 밝혔다.
교육계에선 이같은 검정고시 출신 합격자의 증가가 공교육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내신 성적 없이도 대학에 갈 수 있는데, 고교 수업을 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고교 수업을 통해서만 가능한 ‘인성교육 등이 강조되고 있어 ‘공포자들이 계속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수시 비율이 늘고 있기 때문에 상위권 대학을 지망하는 수험생이라면 섣불리 학교 자퇴를 선택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많다.
2016학년도 대입에선 전국 4년제 대학 정원 중 66.7%가 수시를 통해 선발되고 2017학년도에는 수시의 비중이 69.9%에 달할 예정이다.
실제 서울대의 경우 2006학년도에 이 학교 입학자 중 39명이 검정고시 출신이었지만 2015학년도에는 22명(정시 15명, 수시 7명)으로 줄어 들었다.
[문일호 기자 / 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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