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국인 유독 혈중 수은농도 높은 이유
입력 2015-06-12 11:19 

현대인들은 일상생활에서 본인도 모르는 사이 중금속에 노출되고 있다. 공원과 골프장 제초제부터 오염된 토양에서 자라 중금속이 축적된 식물, 염색약, 페인트 등에 있는 중금속은 여전히 우리 주위에 가득하다.
중금속은 음식 섭취, 생활 환경에서 노출, 황사와 미세먼지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우리 몸 속으로 들어온다. 중금속은 몸 속으로 들어오면 쉽게 배출되지 않고 축적되며, 관련 증상과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대표적 중금속으로 수은, 납, 카드뮴, 비소가 있으며, 최근에는 알루미늄, 코발트, 크롬, 니켈, 리튬, 바나듐, 안티몬 등도 주목 받고 있다.
중금속은 일반적으로 몸 안에서 높은 활성도를 보이며 산화-환원 반응을 통해 독성 작용을 나타낸다. 고농도 중금속에 급성 노출이 발생한 경우, 비교적 원인과 증상이 명확하다. 그러나 장기간 저농도 중금속에 노출되었다면, 비특이적 증상으로 인해 원인 파악이 어렵다. 이러한 경우 혈액 또는 모발, 손톱 등에서 중금속 검사를 통해 노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중금속 노출에 의한 비특이적 증상으로 빈혈, 신경병증, 피부질환, 호흡기 질환, 간 손상, 발달지연, 소화장애 등이 있다. 이런 증상이 있는데 원인을 찾지 못했다면 중금속 노출에 의한 것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박승만 전문의는 급성 중금속은 대부분 다량 섭식에 의해 발생하는데, 경우에 따라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전문 의료기관에서 적극적인 해독 치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승만 전문의는 만성중독은 직업적 노출, 오염된 음식 또는 생활 환경을 통해서 낮은 농도로 장기간 노출되어 발생한다”며 서서히 진행되는 만큼, 비특이적 증상부터 조금씩 나타나므로 중금속 중독을 진단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큰 질환이 유발되기 전에 중금속 검사를 통해 중금속 노출 정도를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노출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체내 중금속 검사는 모발 또는 채혈을 통해 의외로 간단하게 검사 받을 수 있다.
혈액 중금속 검사는 전혈 또는 혈장에서 체내 독성 중금속 농도를 검사할 수 있다. 미네랄 역시 중금속과 동일한 방법으로 검사가 가능하다. 소변에서도 이들 중금속과 미네랄 농도 측정이 가능하다. 모발 중금속 및 미네랄 검사는 최근 수개월 간의 장기적인 중금속 노출과 미네랄 섭취에 대한 평가가 가능하다.
중금속 노출 예방은 작은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가능하다. 오염되지 않은 환경에서 자란 식품을 선택하고 적절한 안전성 평가를 거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인의 혈중 수은 농도는 외국에 비해 높은 편인데, 이는 한국인의 어류섭취가 많은 것이 주요 원인이다. 특히 횟감용 생선은 대부분 자연계 최상위 포식자여서 수은이 축적된 상태이므로, 편중된 어류 섭취보다 다양한 음식 섭취를 통해 수은 노출을 줄일 수 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외출시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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