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천재소녀 촌극"
입력 2015-06-12 10:18  | 수정 2015-06-12 11:52
김명준의 쥐락펴락입니다.

유학생 출신의 한인 천재 소녀에게 미국 최고의 대학들이 유례없는 러브콜을 보내 큰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언론들도 앞 다투어 보도를 했습니다.

하버드와 스탠퍼드 대학을 동시에 입학했으며, 페이스북의 창시자 마크 저커버그가 스카웃 전화를 해왔답니다.

하지만 미국 내 한인 커뮤니티에서 의혹들이 시작됐고, 결국 하버드와 스탠퍼드 대학 관계자들이 입장을 밝혔습니다.

허가증은 모두 가짜이며, 두 대학 다 이 소녀를 알지도 못한다고 말입니다.
하긴, 그러고보니 뭔가 이상하긴 이상합니다. 두 군데 다 입학했기 때문에 대학을 2년씩 나누어 다닌다고 했는데요.

무슨 반반치킨!도 아니고 하바드 반! 스탠퍼드 반! 이게 말이 됩니까?

박지성 선수가 우리나라 대표팀과 일본 대표팀에서 동시에 뛰기로 했다는 것과 뭐가 다릅니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소식을, 우리가 잠깐이나마 믿었다니! 아니 믿은 정도가 아니라 열광했다니! 대체 우린... 뭐에 홀렸던 걸까요?

명문대라면 사죽을 못 쓰는 우리 사회 '학벌 우대 문화' 때문 아니겠습니까?

아무리 요새 학벌보단 능력이 우선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좋은 대학 나오는 게 최고의 능력이랍니다.


명문대 이력서를 받아든 면접관은 "사람 좋고, 인물좋고, 학벌 좋고, 다 좋아" 이렇게 얘기하지만 비명문대 이력서를 받아든 면접관은 "사람...이네?"

언론 또한 그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언론만큼 학력에 대해 편견을 가진 곳도 없으니까요!

예를 들어 말이죠. 우리 사회에서 크게 성공한 사람이, 알고보니 고졸생이면.. 언론들 일제히 뭐라고 보도합니까?
'고졸신화'랍니다! 왜 '신화'입니까?

그 분들이 뭐 알이라도 까고 나왔습니까?

알버트 아인슈타인! 수학·과학은 천재였지만 다른 과목은 모두 0점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 태어났어나 봐요! 벌써 제도권에서 열외됐습니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아인슈타인은 없을까요?

구인 공고에 써있는 "학력무관"

고졸 월급으로 대졸자들을 쓰겠단 소리로만 인식돼선 안됩니다. 정말 학력무관이어야 합니다. 정말 능력위주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선, 제2 제3의 천재소녀 촌극은 계속 나올 것 입니다.

김명준의 쥐락펴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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