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메르스로 뭉친 문재인-박원순
입력 2015-06-09 16:14 

야권 차기 대선주자 후보 1·2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수습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9일 머리를 맞댔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시청에 꾸려진 메르스 대책본부를 방문해 서울시의 대응 현황을 보고 받았다. 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 시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문 대표는 청와대와 정부에 대한 비판 수위를 한층 더 높였고, 박 시장은 지방자치단체의 권한 강화와 추가 예산 지원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표는 정부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대응이 정말 안타깝고 한편으론 분통이 터진다”며 어제 국회 긴급현안질문에서 문형표 장관은 국가 이미지 때문에 경보 수준을 격상 못 한다고 했는데, 황당하고 한심한 태도다”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앞으로 메르스 대응에 관핸선 지자체장들이 ‘우리가 정부다라는 책임감으로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셔야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이어 박 시장을 극찬하며 정부의 무능함과 비교했다. 문 대표는 그런 상황에서도 박 시장은 정말 잘해주셨다”고 했다. 그는 이어 박 시장은 정부와 지자체 간의 공적 협력체계와 정보 공유, 자체 역학조사 등을 요구했고 이러 것들이 관철됨으로써 각 지자체들이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방역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박 시장도 문 대표가 메르스 사태와 관련 신속한 행보를 해주셔서 서울시민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들에겐 큰 힘이 됐다”며 문 대표를 치켜세웠다. 박 시장은 또 영세한 가게들이나 병원들의 휴업을 보상해주는 등 예산 지원을 당에 요청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대책본부 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류경기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은 전국적인 확산 감염병의 경우 시장 도지사 자치단체장의 권한을 확실하게 보장해줘야 대응이 가능하니 의료법 개정을 건의한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협업 체계를 만들었지만 정보 공유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법령도 개선 사항이 많으니 메르스 대응 관련 백서를 만들어서 중앙정부에 건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문 대표는 특히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메르스 확진 판정 권한을 정부로부터 이양 받은 것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류 실장에게 권한을 넘겨받은 후 확진에 필요한 시간이 얼마나 단축됐나”고 물었고, 진작에 그렇게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류 실장은 이에 대해 원래 이틀 정도 걸렸는데 이제는 8시간 전후로 확진이 가능해졌다”고 답했다.
이날 서울시 메르스 대책본부 방문은 문 대표가 먼저 제안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한동안 방문 시기를 고민하고 있었고, 메르스 피해가 가장 큰 경기도부터 갔다가 오늘 서울시를 방문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표와 박 시장의 회동은 차기 야권 대선 주자 1·2위의 만남이라 더욱 주목됐다. 박 시장 지지율은 지난 4일 밤 자체적인 메르스 대응책을 발표한 이후 상승세를 타면서 문 대표 지지율을 바짝 따라잡고 있다. 리얼미터 주간집계에 따르면 문 대표와 박 시장 지지율 차이는 4.5%로 좁혀졌다.
[최희석 기자 / 김강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