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7년5개월만에…상하이지수 5000
입력 2015-06-05 16:13  | 수정 2015-06-05 21:30
올해 들어 고공행진을 하던 상하이종합지수가 드디어 5000을 돌파했다. 상하이지수는 5일 5023.10으로 장을 마감해 2008년 1월 18일(5180.51) 이후 7년5개월여 만에 5000선을 뚫고 올라갔다. 작년 말 종가(3234.68)에 비해 6개월도 안 돼 무려 1700포인트 넘게 오른 것.
상하이지수는 지난달 27일 4941.71까지 오르며 5000선 돌파에 대한 기대를 높였지만 '거품 논란'이 불거지면서 조정에 들어가 4600선까지 물러났다. 하지만 이달 초 중국 정부가 잇달아 유동성 확대 조치를 내놓는 등 경기 부양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하이지수는 드디어 이날 5000을 넘어섰다. 작년 말 종가 대비 상하이 증시 상승률은 55.3%에 달해 일본 닛케이(17.2%), 한국 코스피(8.0%, 이상 5일 기준), 영국 FTSE(3.8%), 미국 다우존스(0.1%, 이상 4일 기준)에 비해 높다.
상하이 주가를 5000선까지 견인한 것은 IT 정보통신 산업재 업종이다. 유안타증권·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 4일까지 상하이지수에서 IT 업종은 153.6%, 통신은 87.7%, 산업재 섹터는 82.3% 상승률을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상하이지수가 상승 흐름을 탄 것은 중국 정부의 돈 풀기 정책과 글로벌 펀드들에 중국 본토 주식이 편입돼 중국 주식 수요가 커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일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1조5000억위안(약 270조원) 규모 담보보완대출(PSL)을 단행했는데 올해 들어 두 번에 걸친 지급준비율 인하에 이어 대량의 유동성 공급에 나선 것이다. 풀린 자금이 자본시장에 투입될 여력이 커지면서 상하이 증시를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리샤오쥔 중국 민성증권 수석분석가는 "최근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며 변동성이 커졌지만 중국 정부의 잇따른 유동성 확대 조치가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상하이지수는 5000을 전후해 등락하겠지만 당국이 진행 중인 국유 기업 개혁이 성공하면 주가는 한 번 더 퀀텀점프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글로벌 펀드들이 중국 본토 주식을 편입하기로 한 것도 상하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3일 세계 최대 뮤추얼펀드를 운용하는 뱅가드가 중국 본토 주식(A주)을 신흥시장(EM) 펀드에 편입하기로 했다.
뱅가드는 500억달러(55조4000억원) 규모로 운용하는 신흥시장 인덱스 상장지수펀드(ETF)에 중국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서 거래되는 A주를 5.6% 비중으로 편입할 예정이다. 앞서 영국 FTSE그룹도 중국 A주를 넣은 새로운 신흥시장지수를 내놓았다. 오는 9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에도 중국A주가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지난해 말 시행된 후강퉁(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 간 교차 거래 허용)과 이르면 오는 9월 시행을 앞둔 선강퉁(선전 증시와 홍콩 증시 간 교차 거래)도 자본시장 개방 폭을 넓혀 주가에 지속적인 상승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정부가 자본시장 육성에 나선데다 글로벌 펀드 편입 등으로 해외로부터 유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조정이 있더라도 연말까지 꾸준한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 같은 정책 테마주나 은행주 외에 소비재 제약주 음식료주 같은 상승세가 크지 않은 업종을 투자 대상으로 주목하고 있다.
[석민수 기자 / 나현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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