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톈안먼 사태 26주년, 홍콩시민 2천명 모여 촛불집회 "중국이 빨리 민주화 되길…"
입력 2015-06-05 08:12 
톈안먼 사태 26주년/사진=MBN
톈안먼 사태 26주년, 홍콩시민 2천명 모여 촛불집회 "중국이 빨리 민주화 되길…"

중국 톈안먼(天安門) 사태 26주년을 맞은 4일 홍콩에서는 톈안먼 시위 진압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습니다.

시민단체인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주최로 이날 저녁 8시(현지시간) 홍콩섬 빅토리아 공원에서 열린 집회에는 수만 명의 시민이 촛불을 들어 톈안먼 사태 희생자들을 추모했습니다.

집회 참가자들은 빅토리아 공원 부근 틴하우(天后)역 앞에서부터 '6·4 톈안먼 사태를 재평가하라'(平反六四) 등 구호를 외치고 있었습니다.

일부는 유니언잭과 영국령 홍콩기를 흔든 반면 맞은 편에서는 오성홍기와 중국령 홍콩기를 흔들며 톈안먼 시위 진압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이들 간 고성이 오가며 몸싸움이 벌어질 기미를 보이자 경찰이 개입해 이들을 분리시키기도 했습니다.

이날 집회에서는 1989년 톈안먼 시위 학생 지도자 중 한 명인 왕차우화(여)가 미국에서 보낸 편지가 낭독됐습니다.

그는 "지난 20여년 간 6·4 사태 기념행사를 지속한 것이 많은 젊은이에게 정치와 민주주의에 대한 교훈을 준 것 같다"며 "이것이 그들이 용감하게 보통 선거 쟁취를 위한 도심 시위에 나선 이유라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작년 10월 홍콩 시위를 지지했다가 중국 당국에 의해 구금된 시인 왕창의 부인은 남편의 구금 이후 가족이 핍박을 받았으며 남편이 고문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4살 난 딸과 함께 행사에 참석한 터키 출신 브라운 씨는 "1989년 중국에서 대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친 적 있어 대학생들이 많이 희생된 것을 잘 안다"며 "경제적으로 발전했지만, 정치적으로는 26년 전 그대로인 중국이 빨리 민주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13만5천 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은 4만6천600명으로 추산했습니다.

주최 측 추정치 기준으로 25주년이던 작년의 18만여 명보다 참가자가 줄었습니다.

최대 대학학생회 단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香港專上學生聯會·학련)이 톈안먼 사태 발발 이듬해인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집회에 불참하는 등 학생들의 참여가 줄어든 데 따른 것입니다.

일부 대학 학생회는 현실성 없는 중국의 민주화 투쟁 대신 홍콩의 정치 개혁 등 내부 현안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홍콩의 자치와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범민주파인 공민당(公民黨) 소속 마오멍징(毛孟靜) 입법회(국회격) 의원은 연합뉴스 기자에게 "일부 젊은이들이 26년 전에 중국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관심 없다는 태도를 보이지만, 톈안먼 사태는 중국 내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아야 하는 사건"이라고 말했습니다.

홍콩에서는 1989년 톈안먼 시위 이후 1990년부터 매년 6월4일 빅토리아 공원에서 촛불집회를 열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습니다.

이날 까우룽(九龍)반도 침사추이(尖沙咀)에서도 별도의 기념집회가 열렸으며 홍콩대 등 일부 대학도 자체적인 추모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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