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강남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 ‘임대·분양 분리’ 투트랙 개발
입력 2015-05-21 15:38 
구룡마을 일대

서울시와 강남구가 개포동 567-1번지 일대 무허가 판자촌 ‘구룡마을을 임대단지와 분양단지로 구분해 분리 개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임대단지는 마을 중앙에 배치해 상징성을 높이고 일반분양 단지는 대모산과 구룡산 가까이 위치시켜 친환경·명품 주거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SH공사가 제출해 강남구가 지난 15일부터 주민 공람을 하고 있는 ‘구룡마을 개발계획안에 따르면 1118가구에 이르는 임대아파트는 마을 한 가운데 세 개 블록에 들어서고 나머지 일반분양 물량 1008가구는 임대단지를 좌우로 둘러싸는 형태로 역시 세 개 블록에 조성될 예정이다.
임대를 한 가운데 배치하는 것은 ‘거주민 재정착이라는 구룡마을 개발 당위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임대단지는 마을 주민들의 소득과 재산상황 등을 반영해 영구임대와 국민임대로 조성될 계획이다. 모두 전용면적 60㎡ 이하로 이 중 278가구는 도시형생활주택 형태로 공급될 예정이다.
일반분양 단지는 구룡산과 대모산 바로 아래 들어서게 된다. 특히 대모산 아래 E블록 281가구는 모두 전용 85㎡ 가 넘는 중대형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전체적으로 SH공사는 일반분양 물량 1008가구 중 절반에 이르는 503가구를 중대형으로 공급한다는 구상을 계획안에 담았다. 강남구 관계자는 임대아파트는 SH공사에서 시행하지만 일반분양 아파트는 SH공사가 토지를 매입해 조성한 후 민간에 매각하면 민간이 시행해서 분양하게 된다”며 임대와 분양 단지가 구분되는 것도 이 같은 사업 방식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대아파트만 따로 떼어내 마을 한 귀퉁이에 몰 경우 거주민은 물론 여론의 지탄을 받을 수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임대단지와 분양단지를 분리 개발하는 방식에 대해 업계에서도 긍정론과 부정론이 엇갈리고 있다. 한 부동산 개발업체 관계자는 임대를 분양과 섞지 않고 분리하면 SH공사는 땅을 조금 더 비싸게 팔 수 있고 민간 사업자도 임대를 짓지 않아도 돼 부담을 덜 수 있다”며 공공택지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가격적인 혜택도 커 분양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의견과는 반대로 임대단지 고립이 우려되고 서울시 ‘소셜믹스 원칙에도 반한다는 의견도 0있다. 소셜믹스는 임대와 분양가구가 한 동이나 단지에 자연스럽게 섞이도록 하는 방식으로 임대단지 슬럼화와 거주민 차별 등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서울시는 지난 2003년 은평뉴타운에 소셜믹스를 처음 적용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우 보통 임대·분양을 한 동이나 한 단지에 섞고 있지만 도시개발사업은 특성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소셜믹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