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이노예’로 불렸던 이성민 “마당쇠 언제든 불러달라”
입력 2015-05-21 06:01 
이성민은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탈삼진 퍼레이드 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이상철 기자] 19일과 20일, 롯데는 웃고 울었다. 불펜 덕분에 1승을 챙겼지만, 불펜 때문에 1패를 했다. 19일 매끄럽던 롯데 불펜은 이튿날 그렇지 않았다. 20일 경기에서 4-6으로 뒤진 7회부터 매 이닝 1실점하며 맥이 빠져 추격의 고삐를 당기지 못했다.
7회 시작과 함께 홍성민의 바통을 넘겨받은 건 이인복. 21일 선발투수 후보이기까지 한 이인복을 내세울 정도로 총력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 롯데의 승부수는 통하지 않았다. 이후 이명우, 김성배, 박진형을 차례로 투입했으나 누구 하나 안정적이지 않았다.
불펜의 조기 가동과 별개로 하루 사이 무슨 차이가 있던 것일까. 롯데 불펜의 불완전성이 반영된 한편, 새로 구성된 필승조의 절대적 비중이 드러났다. 특히 이성민의 위상을 엿보게 했다. 이성민이 7,8회를 막았다면 롯데는 이틀 연속 뒤집기를 기대했을 법도 했다. 그만큼 며칠 사이 믿음직한 셋업맨이 된 이성민이다.
롯데가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카드다. 지난 2일 트레이드를 거쳐 kt에서 롯데로 이적한 이성민은 새 팀에서 펄펄 날았다. 8경기에 등판해 1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요통에 시달렸던 롯데의 허리가 보다 튼튼해졌다. 이종운 감독은 (트레이드 전)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잘 해주고 있다. 이성민의 합류로 불펜이 시너지효과를 낳고 있다”라고 흡족해 했다.
지난 19일에는 1이닝 무실점을 하며 롯데의 6-3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성민은 타선의 화끈한 득점 지원으로 첫 승의 기쁨까지 함께 누렸다. 이성민은 (0-3에서 3-3 동점을 만들었기에)내가 무실점으로 마는다면, 충분히 역전을 할 수 있다고 믿었다. 부담은 없었다. 타자 한 명씩 집중을 갖고 상대했는데 승운이 따라줬다”라고 밝혔다.
이성민의 가장 큰 특징은 탈삼진. 11이닝 동안 탈삼진 18개를 기록했다. 지난 19일 경기에서는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았다. 사실 ‘닥터 K와는 거리가 있다. 롯데 이적 전까지만 해도 98⅓이닝 동안 탈삼진은 52개였다. 급격히 늘어난 탈삼진이다.
이성민은 대학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1이닝 3탈삼진을 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편하게 공을 던지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니 더욱 자신감을 갖게 돼 그런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 자신감이 중요했다. 이종운 감독은 도망가지 않고 적극적으로 덤비는 이성민의 자신감이 늘어난 탈삼진의 비결로 꼽았다.

이성민은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연투하지 않고 있다. 지난 6일과 7일 SK전에 이틀 연속 공을 던졌지만 ⅓이닝과 ⅔이닝 소화였다. 크게 무리가 간 건 아니다. 롯데는 이성민의 등판 간격을 조정하고 있다. 지난 13일 넥센전 이후 하루건너 하루 등판이다. 20일 경기에 등판하지 않은 이유(롯데가 뒤지고 있는 상황도 있다)이기도 하다.
투구이닝은 롯데 이적 후 확실히 늘었다. 그러나 이성민은 아랑곳하지 않다. 호출이 오면 언제든 뛸 준비가 되어있다. 연투도 자신 있다.
이성민은 롯데 불펜의 부진을 의미하는 ‘롯데시네마라는 표현을 알고 있다. 내가 롯데에 온 것도 그 이유 때문 아닌가. 그 오명을 지우고 싶다”라며 대학 시절 별명이 ‘이노예였다. 이적 첫 날만 힘이 들었지, 이제는 아니다. 항상 팀이 먼저다. (연투 상관없이)최대한 많이 던지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하루 쉰 이성민은 21일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rok1954@maek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