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수익률 7%대 ELS에 투자자들 몰렸다
입력 2015-05-14 04:02 
올해 들어 국내외 증시 동반 상승 속에 주요 증권사들이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새로운 구조의 주가연계증권(ELS)을 경쟁적으로 출시한 가운데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상품은 크게 엇갈려 주목된다. 투자자들 선택을 많이 받은 ELS는 손실 위험을 줄이는 방식이 비교적 단순하고 제시 수익률이 연 7%대 상품이라는 게 공통적인 특징이다.
13일 매일경제신문이 NH투자증권의 '뉴하트(New Heart)', 삼성증권의 '녹인케어(Knock-In Care)', 한국투자증권의 '스탠바이(Stand By)'와 '하프로스(Half Loss)' 등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들어 새롭게 출시한 신규 ELS 판매액을 파악한 결과 뉴하트 ELS가 가장 많은 1036억2700만원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뉴하트 ELS는 지난 1월 9일부터 5월 8일까지 4개월 동안 총 34회에 걸쳐 발행됐고 회차당 평균 발행액은 30억4785만원이었다. 이 ELS는 만기 동안 기초자산 가격이 원금손실 구간인 '녹인(Knock-In)'에 진입하면 만기를 최대 2년간 연장하는 새로운 구조로 금융투자협회에서 지난해 말부터 올해 3월 말까지 배타적 사용권을 받은 상품이다.
삼성증권 녹인케어 ELS도 지난 2개월 동안 총 250억3000만원 규모로 판매되면서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 상품은 ELS 발행 후 2개월 안에 기초자산 가격이 15% 이상 하락하면 중도·만기 상환 조건과 녹인 조건을 각각 10%포인트 낮추는 상품이다. 이 상품 역시 독창성을 인정받아 4월부터 두 달간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받았다.

윤나영 삼성증권 파생상품 담당자는 "ELS에 가입하고 나서 급격한 증시 조정이 나타나 손실 가능성이 커질 수 있는 데 대한 염려를 줄인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스탠바이 ELS 발행 규모가 30억원가량에 그친 데 이어 후속작인 하프로스 ELS도 투자자 유치에 실패했다. 하프로스는 세 차례 발행을 시도했으나 최소 발행 한도를 못 채워 줄줄이 발행이 취소됐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신규 ELS들이 투자자들에게서 외면받자 한국증권은 3년 전 발행해 인기를 모았던 '세이프존(Safe Zone)' ELS 발행을 4월부터 재개해 한 달 동안 20억원 이상 판매했다.
증권사마다 독창적인 상품 구조로 배타적 사용권까지 획득했던 ELS들이 흥행에서는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 든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수익률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투자자 선택을 많이 받은 뉴하트 ELS와 녹인케어 ELS의 평균 제시 수익률은 각각 연 7.33%와 연 7.10%였다. 반면 발행 실적이 저조한 스탠바이 ELS는 6.24%, 하프로스 ELS도 6.00%(제5680회 기준, 수요 미달로 발행 취소)에 그쳤다. 안정성을 강화한 ELS라고 하더라도 투자자 수요는 연 7%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상품에 몰린 셈이다.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한 상품 구조가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직관적으로 쉽게 와 닿느냐도 성패를 가른 원인으로 분석된다. 뉴하트 ELS는 3년 만기 동안 수익상환 조건을 달성하지 못하면 2년 동안 추가 상환 기회를 주는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다. 녹인케어 역시 발행 후 두 달 동안 기초지수가 15% 이상 하락하면 상환 조건을 10%포인트 낮춘다는 점이 간결한 편이다.
반면 스탠바이 ELS는 발행 이후 1개월 동안 스탠바이 기간에 진행되는 기준가격 설정 방식이 다소 복잡하다. 기초자산 움직임을 관찰해 가격이 발행 시점 대비 모두 2% 이상 하락하면 해당일 종가를 기준으로 운용이 시작되는 방식인데 손실 위험을 과연 어느 정도나 낮출 수 있는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하프로스 ELS는 녹인이 발생해 만기 때 원금 손실이 발생할 경우 손실률을 절반으로 줄여주는 상품으로 비교적 간단한 구조다. 다만 손실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손실액 자체를 줄이는 방식으로 상품이 설계되다보니 제시 수익률 자체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 흥행에 실패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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