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유럽시장 진두지휘 이재용 삼성 부회장
입력 2015-05-12 17:0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글로벌 현장경영에 가속도가 붙었다.
최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 착공식에 참석해 15조6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이 부회장은 12일 전용기편으로 이탈리아로 출국했다. 자신이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이탈리아 투자회사 엑소르(Exor) 이사회에 참석하고, 유럽시장을 긴급 점검하기 위해서다. 유럽은 삼성의 글로벌 3대 시장 가운데 하나인데 최근 유로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삼성은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감소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중순 12일간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지 한 달만에 다시 유럽으로 떠난 이 부회장은 글로벌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2년 5월 세계적인 자동차회사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 지주회사인 엑소르의 사외이사에 선임됐으며, 엑소르는 최근 이 부회장을 임기 3년의 사외이사로 다시 추천했다. 안토니오 호르타 오소리오 영국 로이드은행 최고경영자(CEO)와 롭 스파이어 티시먼스파이어 CEO 등도 엑소르 사외이사에 재추천됐다. 티시먼스파이어는 세계적인 부동산개발·운용사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0년 페라리·마세라티 등 프리미엄카 브랜드를 보유한 피아트의 존 엘칸 회장과 삼성 서초사옥에서 만난 적이 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삼성SDI의 주요 고객인 만큼 이 부회장이 공을 들인 비즈니스 파트너다.

이 부회장은 엑소르 이사회에 참석후 폴란드 브롱키에 위치한 삼성전자 냉장고·세탁기를 제조하는 공장(SEPM)을 방문한다. 이 공장은 삼성이 2010년 폴란드 가전업체인 아미카의 공장을 인수해 유럽에 마련한 생산공장이다. 지금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인 최지성 실장(당시 삼성전자 대표)이 유럽 가전시장에서의 1등을 목표로 확보한 제조거점이다.
이번 유럽 방문에서 이 부회장은 자연스럽게 유럽시장을 책임지는 삼성의 구주총괄 임원과 함께 유럽시장 대책을 논의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유럽에서 약 43조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들어서는 지속적인 유로화 약세로 고전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지난 1분기에 계절적 비수기와 환율 영향으로 1400억원 영업적자를 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유로화 약세로 인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량의 제품을 팔아도 매출과 이익은 오히려 줄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유럽방문을 비롯해 올해들어서도 글로벌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1월 방한한 왕양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만난 것을 시작으로 2월에는 피터 틸 페이팔 공동 창업자와 만나 핀테크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페이팔은 세계 최대 전자결제 시스템 회사다. 또한 이 부회장은 2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등 반도체 부문 경영진 10여 명을 대동하고 미국 실리콘벨리를 방문해 고객사들과 미팅을 가졌으며, 글로벌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삼성페이 등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 3월 말 중국 베이징에서 창전밍 시틱그룹 회장을 만나 양사 간 금융 사업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 협의한 데 이어 바로 하이난성으로 날아가 보아오포럼(BFA)에서 글로벌 리더들과 만났다. 이 부회장은 BFA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접견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최근 1년간 시 주석을 네 차례나 만날 정도로 중국 시장과 중국 인맥 구축에 지대한 공을 들이고 있다.
[김대영 기자 / 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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