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강원도·인천청라·서남해안에 꽂힌 중국 ‘큰 손들’
입력 2015-05-12 10:25 

지난 11일 오후 2시, 중국 칭다오(靑島) 시 랴오산구에 자리한 청도임업투자개발유한공사 건물 로비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원아시아부동산투자박람회 칭다오 투자로드쇼에는 비가 내리는 굳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국 땅에 투자를 해보고 싶은 중국 부동산개발회사들이 몰렸다.
중국에서는 비가 오는 날은 돈이 내리는 길일이라고 여긴다”는 옌종청 중국부동산금융연합회 회장 겸 산둥성부동산상회 회장의 인삿말이 끝나자마자 황금지산, 위룬그룹, 중국청도임업개발투자공사, 산둥부동산개발 등 총 15개 회사의 임원 오십 여명이 한국 기업·지방자치단체들과 마주 앉았다.
국내 기업과의 일대 일 상담을 위해 제한을 두었던 터라 만만치 않았던 경쟁률을 뚫고 로드쇼에 참여한 현지 회사들은 지난 2009년 이후 중국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붙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부동산개발업체들이다. ‘칭다오 맥주 산지로 유명한 칭다오시는 중국의 ‘베버리 힐스로 불릴 정도로 부유층이 찾는 휴양도시다. 중국 경제 호황이 각 지역으로 번지던 지난 2000년대 이후 물류·교역의 중심지로 부각되면서 부동산 자산 가치가 10배 정도 올라 부동산 투자·개발에 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중국에 투자하려는 국내 기업·개인을 상대로 열리는 행사는 종종 있어도 한국 중견 기업·지방자치단체들이 투자 유치를 위해 중국 현지를 찾아 연합 설명회를 연 것은 드문 일이다. 여철구 충북 영동군의회 의장은 우리 지자체에서 열리는 관광단지 사업 투자 유치를 위해 민간업체 대표와 손잡고 직접 왔다.”고 말했다.

서로 마주 앉자 마자 중국 투자회사들을 향한 국내 업체들의 노력이 이어졌다. 새만금개발지구와 인청·청라 국제업무지구 사업의 공동 투자자를 찾기 위해 나온 한양 관계자는 우리 말이 통하지 않는 현지인들을 상대로 영어를 섞어가며 설명에 나섰다. 처음 듣는 한국 땅 이름에 시행사, 시공사 등으로 나선 한국 기업이 낯설 법도 하지만 중국 업체들 역시 기침 소리 하나 내지 않으며 설명 자료를 한 장 한 장 넘겼다.
이 날 행사가 일방적으로 국내 부동산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자리였던 것만은 아니다. 영동관광단지 사업 시행사인 한국이엠에너지의 이용훈 대표는 우리 프로젝트의 총 사업비 7000억원 중 2000억원은 우리가 투자를 하는 부분이기도 해서 이 자리를 통해 믿음직한 사업 파트너를 만나고싶다.”고 말했다.
가장 관심을 받는 곳은 역시 인천·청라지구였다. 한국 정부가 실시 중인 중국인투자이민제 대상 지역인 데다 올해 한·중 FTA 체결로 국제금융단지가 조성되기 때문이다. 왕이신 방신부동산개발 대표는 청라지구에서 한·중간 금융네트워크를 이을 거점을 만드는 프로젝트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해서 관심이 많다”며 중국 금융업체들이 진출해 사용하는 공간, 특히 일과 거주가 동시에 가능한 오피스텔을 지을 땅에 눈이 가 투자 상담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공익사업투자이민제가 가능하다는 점 덕분에 청라 지구 못지않게 서남해안기업도시 사업도 눈길을 끌어 해외 부동산투자 외에 투자이민전문업에도 진출을 준비 중인 현지 업체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집중하는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 날 로드쇼는 한·중 회사들이 난생 처음 마주한 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업무협약이 속속 체결됐다. 중국부동산금융연합회는 강원도시개발공사, 이엠에너지와 협약을 체결했다. 협회 관계자는 오는 2018년 열릴 평창올림픽 외에도 기업 도시 등이 조성되는 강원도가 활기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돼 알펜시아리조트 분양대행 사업을 공동으로 해볼 예정”이라며 한국에서 열리는 부동산박람회 등에도 계속 방문해 투자 사업은 물론 시장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칭다오 시에서 고속 지하철·국제시장 조성 사업에 투자 중인 중국청도임업유한공사 대표인 가오렌지에씨는 서남해안도시에 관심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상가주택이 들어설 땅에 투자를 해볼만 하다고 판단해 서남해안도시사업 시행사인 한양, 보성과 협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MBN과 매일경제신문, 중국부동산금융연합회가 공동 주최했다.
※ 원아시아 부동산박람회 섹션은 5월 13일 매일경제신문 독자에게 배달됩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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