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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더비’ 앞둔 잠실구장, 냉랭한 ‘폭풍전야’
입력 2015-05-04 18:36 
LG 트윈스 이진영과 두산 베어스 김현수가 지난달 시즌 첫 잠실 더비를 앞두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어린이날 더비에서는 누가 웃을까.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어린이날을 맞아 잠실 더비를 펼친다. 어린이들은 벌써 들뜨고 신났다. 그런데 그라운드에 나서는 LG와 두산은 마냥 웃을 수 없는 우울한 상황이다.
LG와 두산(OB 포함)은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두 차례(1997·2002년)만 제외하고 총 17번 어린이날 ‘잠실 더비 시리즈를 열었다. 역대 전적에서는 두산이 28승1무21패로 앞섰다. 어린이날 성적만 놓고 봐도 두산이 11승7패로 많이 웃었다. 최근 2년 동안에도 두산이 각각 2승1패로 위닝 시리즈를 가져갔다.
어린이날 더비는 잠실의 자존심이 걸린 맞대결이다. 2만여 만원 관중이 꽉 들어차는 잠실구장의 뜨거운 열기는 엄청나다. 포스트시즌이 아니라면 보기 드문 잠실 라이벌전의 결정판이다.
어린이날 더비를 앞둔 올해는 LG와 두산 모두 우울하다.
LG는 시즌 최다 5연패의 늪에 빠지며 9위까지 추락했다. 특히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팀 전체적인 분위기마저 가라앉았다. 넥센 히어로즈와의 잠실 주말 3연전 스윕패는 충격적이었다. 3경기에서 나온 안타는 단 11개. 시원하지 않게 뽑아낸 득점도 6점에 불과했다.
두산은 2위에 올라있지만, 팀 사정은 더 심각하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대구 원정서 2연패를 당했다. 이보다 우울한 소식은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이다.
‘84억팔 장원준이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지난 2일 1군 말소 됐고, 셋업맨 김강률이 마운드에서 미끄러져 왼쪽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다. 사실상 시즌 아웃. 외국인 투수 유네스키 마야도 손가락에 쥐가 나는 증상으로 불안감을 노출시켰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두산은 4일 오전 부진과 허리 부상으로 2군에 있던 외국인 타자 잭 루츠를 웨이버공시 했다. 올 시즌 10개 구단 가운데 1호 퇴출 외국인 선수 불명예를 안았다. 루츠가 두산 유니폼을 입고 때린 안타는 단 3개에 불과했다.
LG와 두산은 동병상련의 아픔을 갖고 5일 잠실구장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올 시즌 처음 찾아온 최악의 위기와 악재를 동시에 날릴 수 있는 기회를 누가 잡을까. 먼저 웃는 팀이 의외의 반등 효과로 단단해질 수 있는 타이밍이다.
그 어느 어린이날 더비보다 냉랭한 폭풍전야. LG는 루카스 하렐, 두산은 유희관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지난달 열렸던 올 시즌 첫 잠실 더비에서는 LG가 2승1패로 웃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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