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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쫄깃’ 반전야구에 마무리는 울지요
입력 2015-04-25 21:43 
한화의 김경언이 25일 대전 SK전에서 윤길현을 상대로 9회 끝내기 안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25일 프로야구 종합)

끝까지 알 수 없으니, 참 쫄깃쫄깃한 프로야구다. 살얼음을 걷는 승부에 당사자는 입술이 바짝바짝 타들어간다. 마무리 수난시대는 25일에도 계속됐다. 세이브 부문 1위와 3위는 얼굴을 들기 어려웠다. 마무리들만 그 마음을 알 것이다.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믿음직한 마무리는 윤길현(SK). 6세이브로 이 부문 단독 선두, 그리고 평균자책점은 1.04로 ‘언터처블이었다. 하지만 한화극장 앞에 철벽 따윈 없었다.
한화는 반전과 재미, 감동을 모두 잡고 있다. 이날도 다르지 않았다. 비룡군단과 윤길현이 그 재료였다. 4-6으로 뒤진 9회 2사 1루, 한화의 야구는 끝나지 않았다. 사구 1개로 1,2루를 만들더니 연속 3안타를 때리며 윤길현을 KO시켰다. 2007년 프로에 입문한 이동걸은 타선의 도움을 받아 9시즌 만에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믿기지 않는 역전패에 허망한 SK, 하지만 그런 극적 승부를 자주 연출한 한화는 익숙한 기쁨이었다. 4승을 눈앞에 뒀던 김광현은 다승 단독 선두 등극도 날아갔다.
메이저리거의 꿈을 접고 돌아와 마무리 보직을 맡은 윤석민은 591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하지만 쑥스럽고 부끄러운 승리였다.
잠실 두산전에서 4-3으로 앞선 8회 긴급 호출 명령이 떨어져, 첫 위기를 침착하게 잘 막았다. 그러나 뒤이어 찾아올 파도를 못 봤다. 9회에만 안타 2개와 4사구 2개로 동점 허용. 시즌 첫 블론세이브였다. 5세이브 기회는 물거품이 됐다. 오히려 패전의 멍에까지 쓸 뻔했다. 2사 만루서 오재원을 삼진으로 잡기 전까지.
연장 10회 두산의 작지만 연이은 수비 미스로 김다원이 결승타를 친 뒤에야 다시 스포트라이트가 빛나는 무대에 설 수 있었다. 이번에는 삼자범퇴 처리.

이범호는 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으로 타격감을 회복했다. 나지완은 다시 무안타 침묵에 빠졌으나 8회 결정적인 볼넷을 얻으며 역전승에 기여했다.
리벤지 시리즈는 오늘도 이어졌다. 대구서 스윕을 당했던 롯데는 사직에서 삼성을 연신 두들겼다. 홈런 5개를 치며 무려 12점을 뽑았다. 이틀 연속 승리.
그러나 롯데시네마는 폐관되지 않았다. 재개장됐다. 2회까지 10-0의 리드에도 안심할 수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6회를 끝으로 선발 송승준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목을 조이고 숨 막히는 승부가 펼쳐졌다.
심규범, 배장호, 이명우, 이정민, 김성배 등 5명의 투수를 총동원하고도 6실점. 9회 2사 만루까지 몰리며 또 한 번의 악몽을 떠올리게 했으나 박찬도의 타구는 멀리 날아가지 못하고 유격수 글러브에 들어갔다. 장원삼이 2회도 못 버티고 강판된 삼성은 5연승 이후 2연패.
KIA의 윤석민은 25일 잠실 두산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하지만 블론세이브도 함께 기록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kt에 첫 승과 첫 연승을 안긴 넥센은 그 치욕을 잊지 않았다. 한 번의 승리로는 씻을 수 없는 듯. 평균자책점 10.22의 필 어윈은 3회까지 무실점으로 막는 의외의 역투를 선보였으나 거기까지였다. 넥센은 박병호와 박동원의 장외홈런, 두 방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19일 KIA전에서 기적의 선발승을 거뒀던 송신영, 그 기적은 일회성이 아니었다. 6이닝 3피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기록했다.
넥센은 11승 11패로 5할 승률로 돌아왔다. 반면, kt는 3연패와 함께 19패째(3승). 20패가 눈앞에 다가왔다.
마산경기에서는 LG가 5회에만 대거 4점을 얻으며 NC를 6-2로 이기며 전날의 9점차 패배를 설욕했다. LG 선발 장진용은 5이닝 1실점으로 호투, 2005년 4월 17일 KIA전 이후 3660일 만에 선발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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