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죄인 아닌데도 죄인처럼"…생존자도 극심한 고통속에
입력 2015-04-13 19:40  | 수정 2015-04-13 20:29
【 앵커멘트 】
아직도 세월호 사고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살아남은 생존자와 그 가족들의 시간도 1년전 사고날에 머물러 있습니다.
취재기자가 단원고 생존 학생들의 아버지를 만나 봤습니다.
윤지원 기자입니다.


【 기자 】
세월호 참사 후 주변의 시선을 견디기 어려워 17년간 살았던 정든 집을 떠난 장동원 씨.

장 씨의 딸은 언젠가부터 등굣길에 "다녀오겠습니다"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장동원 / 세월호 생존자 아버지
- "제가 굉장히 울었거든요. 그다음부터는 애가 그 얘기를 안 하더라고요. 그 말이 자기도 뭔지 아니까, 다녀오겠습니다 했던 애가 가서 안 왔으니까…."

충격으로 배에서 어떻게 나왔는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아이는 지금까지도 침대에서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 인터뷰 : 장동원 / 세월호 생존자 아버지
- "작은 침대가 있는데 거기서 안 자고 바닥에서 자요, 배에 있다는 기분 때문에…."

또 다른 생존 학생인 김동수 씨의 아들은 얼마 전 참사로 목숨을 잃은 친구의 집을 찾았습니다.

▶ 인터뷰 : 김동수 / 세월호 생존자 아버지
- "친구 생일 때 아들이랑 같이 애들이 15명이 왔더래요. 현재 유가족의 집이죠. 15명이 와서 케이크를 사왔더래요."

김 씨는 사고 후 변해버린 아들의 모습에 가슴이 미어집니다.

▶ 인터뷰 : 김동수 / 세월호 생존자 아버지
- "달라진 거요, 사고 나기 전하고 후하고의 달라짐…. 말을 굉장히 잘 듣는 아이였거든요."

하지만, 책상 위에 세상을 떠난 친구들의 명찰과 사진을 두고 친구들을 추억하는 아들 모습에 꾸중조차 하지 못합니다.

생존자 역시 세월호 참사의 피해자지만 자식이 살아 돌아왔다는 이유로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과 죄책감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장동원 / 세월호 생존자 아버지
- "국민이 잊지 말아 달라고 하지만 잊히겠죠. 잊히는 순간 부모님들한테는 엄청난 상처가 될 것이고…."

▶ 인터뷰 : 김동수 / 세월호 생존자 아버지
- "저는 죄인은 아니지만, 아들이 생존해 왔기 때문에 죄인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죄인이 아닌데도…."

MBN뉴스 윤지원입니다. [ jwyuhn@gmail.com ]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