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주식형펀드 원금 회복 성공…투자자 다시 돌아올까
입력 2015-04-13 17:26  | 수정 2015-04-14 09:17
국내 주식형 펀드와 해외 주식형 펀드가 각각 3년8개월과 7년 만에 원금 회복에 성공하면서 향후 투자자들의 펀드 투자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주식형 펀드는 올해 들어 중국과 일본 유럽 등 시장이 일제히 강세를 나타내면서 신규 자금 유입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도 지수 상승 시 추가 환매 대기 물량이 일부 남아 있지만 신규 자금 유입이 이를 상당 부분 만회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공·사모 합계)은 지난 10일 기준 61조7825억원으로 지난해 말 63조3725억원 대비 1조5900억원 줄어들었다. 특히 기관투자가 비중이 높은 사모펀드를 제외하고 개인 비중이 높은 공모펀드만 따지면 설정액은 3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원금인 설정액은 줄었지만 현재 평가액인 순자산은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 10일 기준 순자산은 61조7719억원으로 지난해 말 59조1310억원 대비 2조6409억원이나 늘었다. 13일 종가로는 순자산이 설정액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피가 올해 들어 10%가량 상승하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이 평균적으로 원금 손실에서 벗어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순자산이 설정액을 넘어섰다는 것은 손실을 봤던 펀드 투자자들이 대체로 원금 회복을 했다는 의미라며 신규 투자 진입 요건이 마련된 신호로 보고 있다. 지수 상승으로 원금이 회복되면서 환매 대기 물량은 어느 정도 소화됐고, 새롭게 진입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향후 최소 10% 이상 지수 상승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매수 유지 수요로 남아 있을 것이란 얘기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최근 6거래일 동안 총 8158억원의 자금이 주식형 펀드를 이탈했다. 특히 코스피가 2050선 위에서 마감한 8일과 9일에는 각각 1326억원, 2266억원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코스피가 2100에 근접하면서 이탈하는 자금보다는 유입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코스피가 1.4% 급등한 지난 10일에는 국내 주식형 펀드에 약 787억원의 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과거 코스피가 2100을 넘어섰던 2011년 3~7월의 유출입 양상을 보더라도 차익 실현을 노린 환매 물량의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에서 15조4000억원이 빠져나갔지만 14조1000억원의 신규 자금이 들어오면서 환매 효과를 상쇄했기 때문이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론적으로 잠재적 매물은 많지만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를 흡수하는 모양새"라며 "과거에 비해 국내 주식형 펀드 전체 규모가 줄었고 최근에는 사모펀드·퇴직연금펀드 등의 비중도 늘어나 펀드 환매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외 주식형 펀드도 순자산이 설정액을 7년 만에 역전했다. 지난 10일 종가 기준 해외 주식형 펀드(공·사모 합계) 설정액은 16조6436억원, 순자산은 16조8769억원이다. 금융위기 이후 중국 펀드를 중심으로 대거 '반 토막' 수익률을 기록했던 해외 펀드가 평균적으로 손실을 만회했다는 의미다. 연초 이후 해외 주식형 펀드로 1조5000억원가량 신규 자금이 들어오는 가운데 해외 펀드 투자에 '제2의 붐'이 일어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다만 국내 주식형 펀드와 차별화된 세금 문제 등은 해외 펀드 투자가 되살아나기 위해서는 넘어서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지난 9일 국회 세제개편 관련 정책토론회에서 "해외 투자 펀드에 대한 과세 제도가 국내 펀드에 비해 불리해 투자자들이 해외 펀드에 제대로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며 "투자 활성화를 위해 해외 펀드에 대한 차별적 과세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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