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통장 빌려주면 1주일에 50만원 주겠다" 꼬드기더니…
입력 2015-03-29 16:21 

중국 산둥성 지역에 콜센터 사무실을 차려놓고 대포통장을 모집하던 일당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29일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같은 혐의(사기 등)로 이모씨(32) 등 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아직 검거되지 않은 중국 현지 콜센터 사장 김모씨(28) 등 일당 3명은 인터폴 적색 수배 조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일당은 지난해 7월부터 5개월 가량 개인 신용상태 등이 담긴 데이타베이스(DB)를 불법으로 입수해 범죄에 악용했다. DB에 적힌 번호로 무작위 전화를 걸어 378명의 통장 대여 동의를 받고 391건의 계좌정보와 비밀번호 등을 받았다. 주로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하는데 통장을 빌려주면 1주일에 50만원을 주겠다며 피해자들을 꼬드겼다. 피의자들은 매주 자신들이 모집한 통장 1개당 17만원씩 수익을 챙겼다.
피해자들은 주로 당장 돈이 급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범죄에 악용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별 문제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계좌정보를 넘겼다.

그러나 정작 이들은 단 한 푼의 대가도 받지 못했다. 통장 계좌번호와 개인정보는 또 다른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인출조직에 넘겨져 대출사기 범죄에 이용됐다. 이 기간 피해자 62명이 대출사기에 속아 해당 대포통장에 10억여원을 송금한 사실도 경찰 조사결과 확인됐다.
이씨 등은 별다른 수입 없이 일자리를 구하다가 지인의 제의를 받고 중국으로 넘어가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콜센터에 통장정보를 빌려준 378명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대거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대가를 약속하면서 대포통장을 모집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명의만 빌려줘도 형사처벌을 받기 때문에 제의를 받으면 즉각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백상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