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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 결산] 다시 볼 NC-롯데…똑바로 볼 한화-KIA
입력 2015-03-22 17:01  | 수정 2015-03-22 17:06
NC는 7승 2무 4패로 넥센에 이어 시범경기 2위를 기록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15시즌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모의고사는 끝났다. 10구단 체제로 먼저 경험한 시범경기였다. 미리 보는, 그리고 미니 정규시즌이다. 시범경기 성적이 정규시즌 성적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지는 않으나 판도를 어느 정도 살피고 각 구단의 준비과정을 엿볼 수 있다.
다들 겨우내 준비한 걸 시범경기를 통해 마음껏 펼쳤다. 잘 된 것도 있고, 잘 안 된 것도 있다. 그리고 기대한대로 잘 한 팀이 있는 반면, 기대한 것과 다르게 잘 못한 팀도 있다. 지난해 하위권을 달렸던 KIA와 한화는 물음표를 남긴 반면, NC와 롯데는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

▲기대 Up - 다시 보게 된 PK
NC는 가을야구를 참 빨리 경험했다. 첫 1군 무대에 올랐던 2013년 7위를 기록하더니 지난해에는 형들을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NC에 대한 평은 야박했다. 4+1강 후보로 분류되지 않았다. 다들 5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을 비롯해 넥센, SK, 두산을 상위 구단으로 꼽았다. NC가 2년 연속 가을야구를 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그런데 시범경기를 통해 들춰보니 NC는 여전히 ‘다크호스였다.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시범경기 마지막 날 롯데를 7-2로 이기면서 7승 2무 4패로 마무리를 했다. 넥센(6승 1무 3패)에 이은 시범경기 2위다. 지난해(5승 2무 4패·공동 2위)에 이어 2년 연속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NC의 돌풍 진원지는 높아진 마운드다. 기록에서 아주 잘 드러난다. NC의 팀 평규자책점은 3.38이다. 지난 21일 롯데전에서 13실점을 허용한 탓에 부쩍 올랐지만 그 전까지는 매우 짠물 마운드를 자랑했다.
토종 에이스 이재학을 축으로 손민한, 해커, 이태양, 찰리로 이어지는 안정적인 선발진을 구축했다. 베테랑 박명환도 대기하고 있다. 여기에 허리도 단단했다. 마무리 김진성을 포함해 최금강, 노성호, 이민호, 이혜천 등 주요 불펜 자원은 평규자책점 1점대 이하의 ‘철벽을 자랑했다. NC에 관한 호감지수도 함께 올라갔다.
롯데에 대한 평가는 야박했다. ‘초보 이종운 감독 체제로 치르는 첫 시즌, 롯데가 상위권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두 자릿수 승리를 보증했던 장원준, 유먼, 옥스프링이 떠났다. 하위권을 맴돌 것이라는 혹평까지 있었다.

그런데 롯데의 순위를 봐라. 4위다. 7승 5패로 승률 5할도 넘었다. 지난해 롯데의 시범경기 성적을 기억하는가. 우승까지 노릴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막판 4연패와 함께 최하위에 머물렀다. 2013년에도 9개 구단 중 8위였다. 최근 시범경기 성적이 바닥을 기었던 롯데가 달라졌다. 연패도 딱 1번으로 2번 잇달아 진 게 유일했다.
기둥 투수 3명이 떠났음에도 마운드가 중심을 잡아줬다. 팀 평균자책점이 2.78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짰다. 2점대 평균자책점은 유일했다. 게다가 대포군단으로 탈바꿈했다. 롯데는 시범경기에서 18개의 아치를 그렸다. 팀 홈런 1위다. 팀 타율은 2할5푼6리로 5위였다. 그 가운데 홈런이 가장 많았다. 득점도 69점으로 LG(72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뽑았다.
외국인선수 물갈이도 일단 긍정적이다. 선발 레일리(평균자책점 0.82)와 린드블럼(평균자책점 3.46)은 제 몫을 했다. 아두치도 타율 3할1푼4리 4홈런 11타점로 롯데 타선의 중심을 잡아줬다.
예상외다. 하위권으로 분류할 정도의 경기력이 아니었다. 하위권 평가는 롯데로서 퍽 서운할지 모른다. 시범경기를 통해 그들에 대한 기대치는 분명 올라갔다.

▲기대 Down - 떼기 힘든 꼬리표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한화는 김성근 효과를 실감하지 못한 채 시범경기를 최하위로 마쳤다. 사진=MK스포츠 DB
지난 겨울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건 ‘4연패의 삼성이 아니라 ‘최하위 한화였다. 다른 구단의 질투를 받을 정도로 편애했다. 꼴찌가 이토록 사랑받고 관심을 받은 건 오직 김성근 감독의 ‘컴백 때문. 김성근 감독의 ‘독한 지도력 속에 한화가 무기력증을 털고 얼마나 달라질지에 대한 기대가 컸다. 탈꼴찌를 넘어 가을야구까지 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돌았다.
지난 7일 첫 시범경기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대전구장 매진 속에 한화는 LG를 9-3으로 이겼다. 한화가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쏟아졌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3연패 후 지난 13일 두산을 12-0으로 이겼으나 다시 6연패 늪에 빠졌다. 시범경기를 다 끝내기도 전에 최하위가 확정됐다. 익숙한 자리로 다시 돌아왔다. 아니 원래부터 있었던 자리다.
감독 하나 바뀌었다고 ‘당장 팀이 바뀔 수는 없다. 투타가 여전히 엉망이다. 실책 퍼레이드 속에 대량 실점은 기본이었다. 한화가 8실점 이상을 한 게 7번이었다. 절반이 넘는다. 한화에 대한 기대치는 뚝 떨어졌다. 이 정도면 다크호스로 보기도 어렵다. 김성근 감독의 자조 섞인 불평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냉정히 말해, KIA에 대한 기대치는 크지 않았다. 객관적인 전력이 약해졌다. 김선빈, 안치홍 등 주전 키스톤 콤비가 이탈했다. 자유계약선수(FA) 등 전력 보강도 시원치 않았다.
그 가운데 시범경기서 승률 5할 언저리(4할5푼5리·5승 1무 6패)를 기록했으니 나쁘지 않아 보일 수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며 떠났던 ‘에이스 윤석민도 돌아왔다. 필립 험버와 조쉬 스틴슨 등 두 외국인투수도 괜찮았고 임기준 같은 샛별도 발견했다.
하지만 만족감보다 아쉬움이 더 크다. 정확히 말해 하위권으로 분류되는 우려를 완전히 떨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KIA는 시범경기 초반 4경기까지 3승 1패를 하며 반등을 했다.
연습경기 9연패 속의 무기력한 KIA는 보이지 않는 듯 했다. 그러나 이후 5연패 포함 6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했다. 시범경기 막바지 ‘1약으로 꼽히는 KT를 잇달아 잡았으나 압승까진 아니었다.
KT라는 보약을 제외하면, KIA의 시범경기 성적표는 만족과는 거리가 있다. 시범경기 성적은 잇달아 하강 곡선이다. 2013년은 9승 2패, 2014년은 6승 1무 5패로 더 좋았다. 특히, 차려진 밥상을 여러 차례 살리지 못했으며 불펜의 불안요소도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가을야구까진 바라지 않고 하위권 탈출을 기대하기엔 임팩트가 부족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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