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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영 있기에…동부의 중심이 바뀐다
입력 2015-03-22 06:56 
원주 동부 김주성과 윤호영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원주)=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원주) 서민교 기자] (김)주성이 형은 역시 다르다.”
올 시즌 개막 직전 가진 연습경기 직후 원주 동부 윤호영이 짧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국가대표로 차출됐던 김주성이 소속팀으로 돌아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경기서 보여준 존재감 때문이었다. 윤호영은 주성이 형이 있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 팀 자체가 안정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동부는 올 시즌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시즌 최하위로 추락했던 동부는 없었다. ‘동부산성으로 불리던 과거 위력을 되찾았다. 여기에 박병우 두경민 허웅 등 젊은 피들이 가세해 폭발적인 외곽까지 더했다. 정규리그 막판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동부는 4강 직행 티켓을 따냈다.
그러나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일격을 당했다. 6강 플레이오프 최고의 돌풍 팀으로 우뚝 선 인천 전자랜드를 상대로 원주 홈에서 뼈아픈 패배를 경험했다. 지난 21일 2차전은 달랐다. 동부는 강력한 수비가 살아났고 외곽슛까지 폭발했다. 지역방어 대신 맨투맨으로 전자랜드의 활동량을 넘어섰고, 3점슛 9개를 터뜨렸다. 시리즈 1승1패로 승부는 원점.
옥에 티는 있었다. 김주성의 흥분. 동부는 4쿼터 초반 크게 리드를 잡은 상황서 김주성이 심판 판정에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수차례 항의를 하던 김주성은 결국 흥분했다. 쉽게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상황서 흥분해 평정심을 잃었다. 김영만 동부 감독까지 나서 김주성을 말렸다. 결국 김주성은 벤치로 물러났다.
이때 김주성을 자제시킨 또 다른 한 명은 윤호영이었다. 윤호영은 경기 도중 벤치로 가 앉아 있던 김주성을 향해 양 손을 아래로 내리며 흥분을 가라앉히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후 김주성은 다시 코트로 나서 윤호영과 함께 뛰며 전자랜드의 끈질긴 추격을 따돌렸다.
윤호영은 이날 3점슛 3개를 포함해 17득점을 기록했다. 공‧수에서 완벽한 역할 수행. 경기 종료 직전 김주성과 함께 전자랜드 테렌스 레더의 골밑슛을 연거푸 블록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김주성과 선후배 사이인 윤호영은 ‘제2의 김주성으로 불리며 동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성장했다. 언제나 중심은 김주성이었다. 그러나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동부의 중심은 윤호영이었다.
윤호영은 주성이 형을 말리느라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고 농담을 던졌고, 김주성은 호영이랑 동료들이 날 자제시켜줘서 흥분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이런 게 바로 동부의 강점”이라고 고마워했다.
윤호영은 올 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는 최대어로 꼽힌다. 그러나 윤호영은 개인 기록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팀을 위해 헌신했다. 시즌 개막 직전 개인 기록과 팀 성적을 놓고 고민이 된다. 그래도 팀이 먼저 아닌가”라고 했던 윤호영은 플레이오프는 단기전이다. 내가 더 적극적으로 공격을 해야 한다”고 마음을 바꿨다.
3년 전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했던 윤호영이 승부사로 돌아와 생애 첫 챔피언 반지를 위한 동부의 중심이 되고 있다. 동부는 23일 서울 SK를 울린 인천 원정서 3차전을 갖는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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