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일자리·고수익' 미끼…구직자 울린 보이스피싱
입력 2015-03-18 15:15 
취업난 속에서 애타게 일자리를 구하려는 구직자에게 접근한 전화금융 사기행각(보이스피싱) 조직이 잇따라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일자리를 찾아온 구직자를 통해 대포통장을 모으거나 고수익을 미끼로 아예 인출책으로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알몸 채팅 뒤 영상을 유포하겠다거나 전화금융 사기 수법 등으로 금품을 뜯어낸 혐의(사기·공갈·전자금융거래법위반)로 국내 인출총책 김모(22)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18일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중국동포인 김씨 등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송모(38·여)씨 등 3명으로부터 송금받은 5천330만원을 현금으로 인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조사 결과 이들은 구직 사이트를 보고 연락해온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주겠다면서 "회사에 손해가 날 경우를 대비해 예치금을 적립할 통장이 필요하다" 등의 말로 보이스피싱에 사용할 대포통장을 모집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수사기관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이나 이른바 '몸캠'으로 뜯은 돈을 이런 대포통장들로 송금받은 뒤 곧바로 현금인출기를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단순히 대포통장이 범행에 이용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일부 구직자는 직접 범행에 가담했습니다.

서울 양천경찰서도 지난 2013년 2월부터 최근까지 정부기관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으로 20억원을 뜯어낸 혐의(전자금융거래법위반 등)로 인출책 이모(27·여)씨 등 6명을 구속했습니다.

조사 결과 이씨 등은 한 인터넷 구직 사이트에서 '간단 업무 고수익 알바'라는 글을 보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우리는 인터넷 게임 환전 회사로 시키는 대로 돈을 인출하면 건당 수당 1만5천원을 주겠다"고 속여 인출책을 모집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거나 휴학하고 일자리를 알아보던 이들은 면접에서 해당 일자리가 보이스피싱 인출책인 사실을 알았지만, 고수익에 현혹돼 범행에 가담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지방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일자리를 알아보던 이씨는 40일 동안 1억6천만원을 인출해 600만원을 벌었으며, 휴학생 김모(24·구속)씨는 군대 제대 뒤 등록금 대출을 갚으려 조직에 가담해 50일 동안 12억원을 인출하는 대가로 2천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 인출 뒤 명세표 촬영해 즉시 전송할 것 ▲ 한 곳에 10분 이상 머물지 말 것 ▲ 택시로 이동할 것 등 행동수칙 지시서를 만들어 인출책을 관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조직은 인출책이 피해 금액을 전달하지 않고 도망갈 것에 대비해 주민등록등본과 가족관계증명서 등 개인정보 관련 서류를 미리 받아 놓는 치밀함도 보였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애타게 일자리를 구하는 구직자들이 범죄에 연루된 사건"이라면서 "비밀번호가 기재된 체크카드나 통장을 요구받을 경우 절대로 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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