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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시동 안 건 전북 F4 “좀 더 기다려달라”
입력 2015-03-18 09:15 
전북 현대의 17일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빈즈엉과 3차전 베스트11. 이동국과 에두, 에닝요, 레오나르도가 함께 처음으로 사진을 찍었다. 사진=전북 현대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이상철 기자] 전북이 이겼다. 그런데 다들 표정이 마냥 밝지 않았다. 약체라 해도 ‘닥수를 했다. 그 밀집수비를 허물고 3골을 몰아쳤다. 그럼에도 성에 차지 않았다. ‘닥공 전북이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아쉬움이었다.
지난 17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전북-빈즈엉의 3차전. 경기 종료 후 두 팀의 희비는 극명하게 갈렸다. 전북은 에닝요와 이동국(2골)의 연속 득점으로 3-0으로 승리했다. 이겼지만 개운치 않았던 전북이다. 최강희 감독을 비롯해 주장 이동국, 에닝요 등이 만족보다 불만족을 표했던 경기 내용이었다.
생각보다 빈즈엉은 약하지 않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전북은 아직 완전체가 아니었다. 이동국, 에두, 에닝요, 레오나르도로 이어지는 ‘판타스틱4(F4)를 제대로 가동했고 이들이 3골을 만들었다. 그렇지만 과제가 더 많았다.
우려한대로 지나친 공격은 미드필드에 부담이 따랐다. 그만큼 공간이 생겼고, 상대로선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빈즈엉의 역습이 빈번했던 이유다. 여기에 그 동안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선수들이 실전 감각의 부족 탓인지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최강희 감독도 경기 종료 후 이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실상 관심은 ‘F4의 공존이었다. 후반 8분 에닝요가 교체 아웃되기 전까지 53분 동안 F4는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 시간동안 2골을 만들었으나 기대만큼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한 게 사실이었다. 완성체가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보였다.
최강희 감독은 빈즈엉전을 통해 좋은 점보다 안 좋은 점이 더 많이 발견됐다. 향후 선수 구성을 어떻게 해야 할지 해답을 찾아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일단 F4를 완성시키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며 동시에 K리그 클래식이나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강팀을 상대로 초반부터 F4를 동시 출격시키는데 부담이 크다는 걸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에닝요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공식 2경기 연속 결승골을 터뜨리고도 아쉬움이 더 크다는 에닝요였다. 에닝요은 승점 3점을 땄지만 내용은 좋지 않았다. 만족스럽지 않다. 물론, 이동국이 첫 90분을 뛰었고 조직력도 더 다듬어야 한다. 그렇지만 홈에선 결과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아마 내가 감독이었다면 오늘 내용은 만족스럽지 않을 터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F4에 대해 당분간 동시 선발 출격은 ‘무리라고 했다. ‘현재로선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게 에닝요의 판단이다. 에닝요는 F4가 동시 선발로 뛰는 것과 후반 교체 투입으로 함께 뛰는 것과 차이가 분명 있다. 빈즈엉전처럼 미드필드에 부담이 따르고 체력적인 소모도 크다. 활동량이나 움직임을 더 많이 해야 하는데 솔직히 힘든 점이 있다. 이제 5경기를 했을 뿐이다. 제대로 호흡을 맞추면 달라질 것이다. 다만 지금은 후반에 가동하는 게 상대에게 더 부담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빈즈엉전의 F4 동시 선발 출격은 일종의 실험이었다. 그리고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동국과 에닝요는 100% 몸 상태가 아니다. 그리고 이들의 뒤를 제대로 받쳐줘야 한다. 조직적인 움직임은 필수다. 즉, ‘악수가 아니다.
지난 14일 K리그 클래식 서울전이나 빈즈엉전처럼 F4의 위력은 충분히 실감했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다. 더 큰 폭발력을 예고한 전북이다. 다만 기다려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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