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그리스, 독일에 2차대전 피해배상 청구 재추진
입력 2015-03-11 11:36 

그리스가 자국의 최대 채권국 독일을 상대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피해에 대해 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다시 추진한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10일(현지시간) 의회 연설에서 그리스는 독일에 전쟁 피해 배상을 요구하고 그리스의 중앙은행이 나치에 대출하도록 강요당했던 자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치프라스 총리는 독일은 나치 점령에 의해 그리스에 가해진 피해를 결코 제대로 보상한 적이 없다”며 나치에 의해 행해진 범죄는 여전히 기억에 생생하며 이들이 그리스에 어떤 일을 했는지 기억할 도덕적 의무가 우리에게는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 의회는 그리스의 전쟁 배상 요구에 관한 역사적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는 의회 위원회를 다시 만들자는 조 콘스탄토풀로 의장의 제안을 지난 9일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의회는 이 문제에 관한 인식을 환기할 수 있도록 회의와 강연 등을 조직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을 상대로 한 그리스 의회의 배상 요구 추진은 2013년 보수 주도의 연립정권에 의해 시작됐으나 후속 조치가 없었다. 베를린은 1990년 독일 통일을 인정한 조약을 계기로 그리스와의 전쟁 배상 문제는 법적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 왔다. 그러나 치프라스는 당시 합의에 그리스의 중앙은행이 강요받았던 나치 상대 대출이나 당시 그리스 인프라와 경제의 파괴에 관한 부분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최근 그리스에서는 유럽연합의 긴축정책에 따른 불만이 늘어나면서 이를 주도하는 독일에 대한 반감도 커지고 있다. 독일은 그리스에 대한 유럽의 긴급지원 중 가장 큰 부분을 부담했으며, 이에 따라 그리스 경제에 대한 발언권도 실질적으로 가장 강하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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