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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훈련’ NC, 외롭지 않은 이유
입력 2015-02-18 14:15  | 수정 2015-02-18 14:45
NC다이노스와 UC 얼바인의 경기가 열린 앤티터 볼파크에는 적지 않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사진(美 얼바인)= 김재호 특파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얼바인) 김재호 특파원] KBO의 아홉 번째 구단 NC다이노스가 18일(한국시간) UC 얼바인 앤티터스와의 연습경기를 시작으로 LA 전지훈련의 막을 올렸다.
나머지 9개 구단이 일본에서 시즌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는 사이, 이들은 태평양 건너편에서 자신들 만의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2013년 대만에서 2차 훈련을 진행한 이후 줄곧 그들만의 길을 걷고 있다.
홀로 남았지만, 이들은 외롭지 않다. 첫 연습경기가 열린 앤티터 볼파크에는 적지 않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공식 관중 집계는 없었지만, 내야에 마련된 관중석이 모두 찰 정도였다. UC 얼바인측 추산으로 900명, NC 구단 추산으로 300여명의 한인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소식을 듣고 찾아온 교민들은 물론이고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온 리틀야구 대표팀과 UC 얼바인 팬들이 자리를 지켰다.
경기는 무료입장이었지만, 모든 격식을 갖춰 진행됐다. 식전 행사로 양국 국가가 연주되기도 했다. 경기장 한쪽에는 관중들을 위한 매점까지 운영되고 있었다.
길이란 걷는 것이 아니라, 걸으면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장을 찾은 배석현 NC 단장은 최근 방영된 드라마 ‘미생의 한 대사를 읊었다. 그는 연습 경기라도 실전 감각을 익히는 자리인 만큼 팬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것이 우리 대표와 구단의 뜻”이라며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선수단도 이런 경기가 크게 어색하지는 않은 모습이다. 김경문 감독은 상대가 누구인지는 중요한 게 아니다. 우리 준비를 하는 게 중요하다. 대학팀이라도 배울 게 있으면 배워야 한다”며 2차 훈련의 의미를 설명했다.
남부 캘리포니아의 페퍼다인 대학을 나온 테임즈는 대학 선수들의 열정이 너무 좋다. 고향의 학교 선수들 앞에서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팀 동료들이 미국 야구 문화를 조금이나마 경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더했다.

LA는 NC 구단이 이전부터 오고 싶어 했던 곳이다. 기후가 따뜻하고, 구장 시설이 애리조나와 마찬가지로 잘 되어 있다. 한인 커뮤니티도 발달되어 있어 팬들을 불러 모으기 좋은 요건을 갖췄다.
상대팀을 구하는 것이 문제였지만, 의외로 쉽게 해결됐다. LA와 그 인근에 있는 대학팀들이 스파링파트너가 됐다.
4회초 테임즈의 타석을 NC 선수들이 지켜보고 있다. 사진(美 얼바인)= 김재호 특파원
배석현 단장은 안 될 게 뭐가 있나?”라며 미국 대학팀들이 연습경기 요구를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특히 상대 팀 중 하나인 CSU 풀러턴이 올해 광주에서 열리는 유니버시아드대회에 미국 대표로 출전해서 한국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이 득이 됐다.
대학팀이지만, 이들의 전력은 무시할 수 없다. 이날 상대한 UC 얼바인은 지난 시즌 전미대학선수권에 진출한 팀이다. CSU 롱비치는 트로이 툴로위츠키, 에반 롱고리아, 재러드 위버 등 다수의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명문 학교다. 마지막 상대로 예고된 UCLA는 2013년 대학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CSU 풀러턴은 유니버시아드 대표로 출전한다.
이들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가 또 하나 더 있다. 이들은 프로팀들과 달리 시즌을 2월 중순에 시작한다. 몸 상태가 달아오른 가운데 NC를 상대한다.
예정된 경기는 5경기지만, NC는 현지시간으로 20일경 마이너리그 연합 선수들을 상대로 한 차례 더 추가 연습경기를 계획하고 있다.
첫 시도인 만큼, 이에 대한 평가는 결과가 나온 뒤에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보여줬던 모습이라면, 이들은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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